[Life]도시관찰자 EP01: 말바위, 숲속쉼터

27 Feb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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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âneur[플라뇌르]: 한가롭게 거니는 (사람), 거닐기 좋아하는 (사람), 빈둥거리는 (사람), 만보객

주말에 방문할 동네에서 꼭 가봐야할 맛집과 카페, 숍들을 미리 검색하고, 어디서 시작해서 어떻게 돌아다닐 것인지 최적의 동선을 짜고, 미리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어디를 가든 최소 30분은 기다려야 하는 것이 당연하게 된 요즘. 즉흥적으로 돌아다니기엔 기다리기만 하다가 하루를 망치기 십상입니다.


쉬는 것 마저 점점 고도의 효율을 추구하게 되는 우리의 일상, 이대로도 괜찮은 걸까요? 분명 몇 년 전만해도 쉬는 일에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사전계획을 짜진 않았던 것 같은데, 더이상 ‘목적 없는 어슬렁거림’은 실종된 것 같아 보입니다. 최고의 휴일을 완성하기 위해 모두가 바삐 움직이는 동안, 그랑핸드는 빈둥거리는 만보객이 되고자 합니다. 도시를 관찰하는 플라뇌르로서 발견한 장소들을 여러분들께 조금씩 소개해드립니다.




1. 말바위 전망대

처음으로 소개해드릴 두 곳 모두 송구스럽게도 약간의 등산이 필요한 곳들이에요. 그렇지만 길이 험하거나 많이 높지 않아서 너무 불편한 복장만 아니면 누구든지 걸어가실 수 있는 곳입니다. 첫번째는 북악산에 있는 말바위 전망대입니다. 보통 종로구 근처에서 서울을 내려다보기 위해 많이 찾는 곳이 북악 스카이웨이 일 텐데요, 말바위는 차가 필요하고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북악 스카이웨이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저희는 심지어 몇 년 전 이 곳에 단체로 올라가 아침회의를 진행했었어요.(...)


말바위에 가는 길은 두 가지로, 삼청공원을 통해서 가는 길과 와룡공원에서 올라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희는 저번에 삼청공원 쪽에서 올라갔는데요, 이번에는 만보객이라는 취지에 맞게 좀 더 쉬운 와룡공원에서 가는 길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와룡공원까지는 버스나 차량을 이용해서 오실 수 있습니다. 종로02번을 타고 성균관대 후문에서 내리면 도보로 와룡공원 입구까지 오실 수 있어요.



그 이후부터는 ‘말바위 안내소' 혹은 ‘말바위 전망대'라는 이정표만 죽 따라 걸으시면 됩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한양도성 성곽길로 걸어가요. 2월인데 해가 들지 않는 길은 아직 눈이 쌓여 있습니다. 이 와룡공원 부근도 2007년 이후에나 개방되었다 합니다. 현재까지도 계속 옛 모습에 가깝게 정비되고 있다고 하네요.







왜 전망대로 가는데 계속 내리막길이지 싶었는데 이 이정표를 기점으로 오르막길이 시작됩니다.



계단 중간에서 보이는 성북동의 풍경. 성북동은 실제로 가보면 모두 담이 높아 집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볼 수가 없었는데 이 곳에서 내려다 볼 수 있어요. ‘저게 집이라고?’ 싶을 정도로 낯선 주거 형태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근데 의외로 다 비슷하게 생겼어요)


방패처럼 서있는 돈암동 한신한진아파트. 아파트 벽을 기준으로 앞으로는 낮은 빌라들이, 뒤로는 개발된 아파트 단지의 대비가 인상적입니다.


말바위 도착! 이것이 바로 말바위 입니다. 조선시대 말을 이용한 문무백관이 시를 읊고 녹음을 만끽하며 가장 많이 쉬던 자리라 하여 말바위라 불리기도 하고, 백악의 산줄기에서 동쪽으로 좌청룡을 이루며 내려오다가 끝에 있는 바위라 하여 말바위라는 설도 있습니다. 당연히 말 머리 비슷하게 생긴 바위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습니다.




날은 맑았는데 미세먼지가 좀 있어 멀리 있는 풍경은 잘 보이지 않았어요. 경치를 보며 쉴 수 있는 바위가 많으니 꼭 간식을 챙겨오세요. 맑은 날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앞서 말씀드렸던 단체 산행 때 찍은 사진을 보여드립니다.








다시 와룡공원으로 내려오는 길에 만난 고양이들






배드민턴 장이 있길래 한 번 들어가 봅니다. 사용한 흔적이 있는 듯 없는 듯. 생각해보니 이렇게 서울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에서 운동을 하는 것도 묘한 기분일 것 같아요.




처음에 버스를 내린 곳에서 반대편으로 건너오면 다시 북촌 방향으로 내려가는 02번 버스를 탈 수 있는데요, 구불구불한 내리막길에 과속방지턱이 많아서 내려오는 내내 놀이기구를 탄 것 처럼 엉덩이가 붕붕 떠서 무척 스릴 넘쳤습니다. 이제 중간에 돈미약국 정류장에 내리셔서 그랑핸드 북촌점으로 가시면 됩니다(?)



2. 인왕산 숲속쉼터

인왕산 숲속쉼터는 원래 병사들의 거주 공간이었던 인왕 3분초 쉼터를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공간입니다. 2021년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에서 대상을 받고 작년 12월에 오픈하여 아직까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따끈따끈한 곳이에요. 


주소: 서울시 종로구 청운동 산 4-36

운영시간: 10시-5시, 매주 월요일 휴관


우선 버스를 타고 ‘자하문고개. 윤동주문학관’ 정류장에서 하차합니다. (버스: 1010번, 7022번, 7212번) 지금 보니 버스정류장 이름에 오탈자가 있네요. 




횡단보도를 건너갑니다. 건너가서 바로 보이는 길로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윤동주문학관의 왼쪽이 아닌 오른쪽의 청운공원 길로 올라가야 합니다. 숲속쉼터는 이 곳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소요됩니다. 




공원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다가 더숲 초소책방이라는 카페에 도착하기 전에 위치한 이 건널목에서 길을 건너줍니다. 산은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급한 마음에 서둘러서 계단을 올라갔는데요, 생각보다 계단이 많아서 허벅지가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이렇게 생긴 필로티 건물이 나오는데 이 곳이 바로 숲속 쉼터에요. 안에는 매우 고요하고 약간의 책들과 앉을 곳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곳에 와야할 이유는 바로 이 풍경이에요. 숲 속에서 숲을 내려다보며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요! 푸릇푸릇한 여름에 오면 정말 멋있을 것 같아요. 지금의 겨울 풍경도 스산한 매력이 있지만요. 눈이나 비가 와도 참 좋을 것 같고요.




다시 돌아오는 길. 숲속쉼터 자체도 좋지만 이상하게 인왕산로도 참 매력있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로를 옆에 끼고 걸으며 이따금 차들이 지나가는 모습도 정감있고, 성곽길 너머 보이는 부암동의 모습도 왠지 모르게 어린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어요. 옛 서울의 모습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일까요? 특히 이 곳은 혼자 걷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 함께 한다면 그 자체로도 기억에 오래 남는 추억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빨리 봄이 와서 편하게 걸어다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 또 다른 호젓한 곳을 찾아 소개해 드릴게요. 추천도 받으니 나만 알기 아까운 좋은 곳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hello@granhand.com) 주소도 없고, 뭐라고 말하기 애매한 곳이라도 괜찮습니다. 좋은 곳을 알려주신 분께는 소정의 선물을 드릴 예정이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Sometimes you win, 

Sometimes you learn.

Though you can not seize nor hold the smell, it has a decisive effect on the matter of our memory and emotion and believes on its vitally of influences on our decision among our lives. GRANHAND gives faith towards the value of the fragrance and consistently pursues to make the scent part of our regular living. Although it may be slow nor has perfection, the variety of contents that our brand is offering will build the unique value of the experience that no other brand will possess. GRANHAND will not be a product where it vanishes with ease nor be neglected. It will continuously illuminate with a distinct presence and yield to warm people’s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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