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그림 그리는 작가 섬입니다. 사라지는 것들과 잊혀 가는 순간들을 기록하는 그림을 그립니다. 자연과 동물도 좋아해서 그림에 자주 등장합니다. 걷는 것을 좋아하고 평소에 생각이 매우 많습니다. 가끔은 이런 제가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그림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 같아요. 마음에 있는 것들을 이미지로 풀어내고 있어요.
2. 그랑핸드와는 어떤 인연인가요?
언젠가 대림미술관에 전시를 보고 향긋한 냄새에 이끌려 홀리듯 발걸음 한 곳에 그랑핸드 서촌점이 있었어요. 그게 그랑핸드와 첫 인연이었습니다. 인공적이지 않고 자연과 닮아있는 향기가 흘러나오고 매력적인 구옥을 그대로 살린 인테리어가 아름답다고 느껴졌어요.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향에 대해 적어놓은 짧은 에세이 글이 향기와 만났을 때 훨씬 입체적이고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향에 대한 설명을 쉽게 적어 놓을 수 있었을 텐데 소설의 한 페이지를 읽는 것처럼 감각적으로 표현한 글들이 마음에 더 와닿았던 것 같아요. 공간의 동선도 좋았고 직원분들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셔서 내가 좋아하는 향기가 어떤 것들인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그 이후 그랑핸드 인스타도 팔로우하고 종종 소식을 보며 그랑핸드가 여러 지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들리게 되는 공간, 또 지인들에게 자신 있게 소개해 주고 싶은 공간이 되었습니다.
3. 공모전에 지원하게 된 이유
지인이 저에게 꼭 지원해 보라고 추천해 줬어요. 그랑핸드 이미지와 제 작업의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저도 공모 글을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향기에 대한 그림들이 머릿속으로 그려졌어요. 대상까지 받게 될 진 전혀 상상하지 못했지만 흥미로운 주제이기에 재미있게 신청해 보자! 라는 마음으로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대상이라니... 꿈만 같네요. 추천해 주신 지인분께 꼭 감사하다고 전해드리고 싶어요.
4. 출품작에 대한 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궁금해요.
<뜨거운 여름의 향기>
저는 두 마리의 반려견을 키우고 있어요. 민들레와 희망이 라는 친구입니다. 이 친구들은 어렵게 구조가 되어 저의 평생의 가족이 되었어요. 저는 하루에 2~3번 반려견들의 배변 활동을 위해 산책을 필수로 나가고 있어요. 올여름은 특히나 더워서 산책하는 게 매우 힘들었지만,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이 나는 초록의 잔디와 전날 비가 와서 촉촉하게 젖어있는 땅에서 올라오는 흙의 냄새, 풀의 향기가 아름다운 여름의 어느 날 이었어요. 그 순간을 담고 싶었습니다.
<차가운 새벽 공기의 향>
저는 새벽의 차가운 공기를 좋아합니다. 몸이 오들오들 떨려오고 새벽에만 느낄 수 있는 공기의 향기는 정말 특별한 것 같아요. 특히 도심을 벗어나서 약간의 자연으로 가면 그 향이 더욱 진해져 이대로 영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그림은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마치 그곳에 그대로 멈춰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요.
5. 자주 그리는 소재나 대상이 있다면
앞서 말했듯이 저는 사라져가는 것들과 잊히는 순간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마음이 미래보단 과거에 좀 더 머물러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예전에 살았던 동네에 갔을 때 사라진 건물 위로 반듯하고 깨끗한 고층 건물이 지어져 있는 것을 보면 이상하게 헛헛하고 마음이 텅 빈 느낌이 들어요. 또 일상에서 느끼는 잠깐의 순간인데 그때의 감정을 기록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곤 합니다. 그래서 그날의 기억을 더듬으며 종이 위에 그리면 나름대로 제 안에서 기록도 하고 마음에서 놓아주기도 하고 그런 것 같아요. 특히 요즘은 환경에 관심이 많은데, 지구온난화를 넘어서 지금은 지구 가열화 시대라고 하잖아요. 저는 그게 너무 무섭기도 하고 많은 걱정이 되더라고요. 우리가 자처한 일이기에 감당해야 하는 건 우리의 몫이지만, 자연과 동물들이 인간들로 인해서 사라져 버리는 것이 너무 슬프고 미안해요. 그래서 요즘은 동물이나 자연을 더 많이 그리게 되는 것 같아요.
6. 특별히 좋아하는 시간과 장소가 있다면
저는 22시-02시 사이가 좋아요. 밤의 고요함과 어둠을 좋아합니다. 저는 엄청난 집순이인데, 저에게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은 집인 것 같아요. 저는 집에서 그림을 그리고 사랑하는 반려견들과 낮잠을 자고 이런 시간이 너무 행복해요. 그리고 가까운 공원이나 자연이 많은 숲에 가는 것도 좋아합니다. 밤에 낮은 건물들이 즐비한 조용한 골목들을 걷는 것도 좋아요.
7. 향으로 기억되는 또 다른 순간에 대한 이야기
강아지의 꼬순내: 강아지들의 꼬순내가 엄청나게 중독성이 있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소파에도 침대에도 집 안 곳곳에 은은하게 배인 강아지들의 꼬순내는 몸의 긴장을 다 풀어주는 향이에요. 발바닥 냄새를 직접 맡으면 정말 중독성이 심해서 계속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데 강아지들이 싫어해서 참고 있어요.
밥 짓는 냄새: 밥이 지어질 때 압력밥솥에서 나오는 밥의 달큰하고 고소한 향은 없던 입맛도 불러옵니다. 옛날에 엄마가 밥을 해준 추억들이 떠오르네요. 밥상이 차려지기도 전에 식탁에 앉아 밥의 냄새를 맡으며 그날의 밥상을 기다리는 설렘. 요즘은 직접 전기밥솥으로 간단하게 밥을 짓지만, 여전히 밥의 냄새는 너무 좋고 노스텔지어를 불러일으킵니다.
비에 젖은 아스팔트 냄새: 비가 오는 날 비에 젖은 아스팔트 냄새는 도시에서 자연적으로 맡을 수 있는 가장 좋은 향 같아요. 인공물이지만 자연적인 냄새가 나서 이 냄새를 맡으면 다양한 감정들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8. 다른 그림에 대한 이야기
저는 만화작업을 했었고 최근에는 화면을 만화처럼 칸 형식으로 구성하여 장면을 만들어 보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스토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약속과 비행기의 이미지를 떠올리고 그려본 작업이에요. 최근에는 '코발트블루' 색상에 빠져서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이 그림에서는 공기의 어스름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해 보았습니다.
인물의 표정이나 분위기를 관찰하고 그리는 것을 좋아해요. 신문 읽는 할아버지는 잉크를 사용하여 그려보았고, 파랑새와 남자의 이미지는 펜과 수채화를 사용해서 그려보았어요.
9.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과 남은 2024년의 계획이 있다면?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건강과 그림 작업에 대한 것인데요. 창작하는 것은 에너지를 정말 많이 사용하는 일이라 건강하지 않으면 지속해 나가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먹는 것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기 위해 어느 정도 그러려니 하는 느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모든 게 내 마음대로 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걸 알기에 그냥 인정하고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근데 말은 쉽지, 사실 잘 안되니까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거죠. 그래서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얼마 남지 않은 2024년도 안에, 새로운 만화를 그리고 싶은 계획이 있습니다. 예전부터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올해가 다 가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았지만, 남은 시간 동안 이 주제와 관련하여 제 머릿 속에 있는 이야기를 적어보고 다듬어서 만화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10.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저는 어릴 적부터 꿈이 그림 그리는 사람이었고, 현재도 그 꿈을 이어 나가고 있어요. 그런데 그림을 전혀 그리지 않고 깊은 슬럼프에 빠져 방황했던 시간이 엄청나게 길었어요. 예전에는 욕심도 많고 절실함이 커서 너무 몰두한 나머지 에너지가 모두 소진이 되었던 것 같아요. 최근 들어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다시 용기를 내어 그림을 시작했어요.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내 발걸음에 맞춰 작업을 하려고 해요. 무너지지 않고 지속해서 작업을 하는 게 가장 좋다는 걸 이제야 깨닫게 된 것 같아요.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모든 일들을 무리하지 않고 지속해서 하기 위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모든 분이 삶의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평안하시고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천천히 나아가다 보면, 저처럼 운 좋게 상도 받아보고 기쁜 일들이 하나하나 찾아올 거예요. 기회를 주시고 제 그림을 좋게 봐주신 그랑핸드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그림 그리는 작가 섬입니다. 사라지는 것들과 잊혀 가는 순간들을 기록하는 그림을 그립니다. 자연과 동물도 좋아해서 그림에 자주 등장합니다. 걷는 것을 좋아하고 평소에 생각이 매우 많습니다. 가끔은 이런 제가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그림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 같아요. 마음에 있는 것들을 이미지로 풀어내고 있어요.
2. 그랑핸드와는 어떤 인연인가요?
언젠가 대림미술관에 전시를 보고 향긋한 냄새에 이끌려 홀리듯 발걸음 한 곳에 그랑핸드 서촌점이 있었어요. 그게 그랑핸드와 첫 인연이었습니다. 인공적이지 않고 자연과 닮아있는 향기가 흘러나오고 매력적인 구옥을 그대로 살린 인테리어가 아름답다고 느껴졌어요.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향에 대해 적어놓은 짧은 에세이 글이 향기와 만났을 때 훨씬 입체적이고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향에 대한 설명을 쉽게 적어 놓을 수 있었을 텐데 소설의 한 페이지를 읽는 것처럼 감각적으로 표현한 글들이 마음에 더 와닿았던 것 같아요. 공간의 동선도 좋았고 직원분들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셔서 내가 좋아하는 향기가 어떤 것들인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그 이후 그랑핸드 인스타도 팔로우하고 종종 소식을 보며 그랑핸드가 여러 지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들리게 되는 공간, 또 지인들에게 자신 있게 소개해 주고 싶은 공간이 되었습니다.
3. 공모전에 지원하게 된 이유
지인이 저에게 꼭 지원해 보라고 추천해 줬어요. 그랑핸드 이미지와 제 작업의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저도 공모 글을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향기에 대한 그림들이 머릿속으로 그려졌어요. 대상까지 받게 될 진 전혀 상상하지 못했지만 흥미로운 주제이기에 재미있게 신청해 보자! 라는 마음으로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대상이라니... 꿈만 같네요. 추천해 주신 지인분께 꼭 감사하다고 전해드리고 싶어요.
4. 출품작에 대한 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궁금해요.
<뜨거운 여름의 향기>
저는 두 마리의 반려견을 키우고 있어요. 민들레와 희망이 라는 친구입니다. 이 친구들은 어렵게 구조가 되어 저의 평생의 가족이 되었어요. 저는 하루에 2~3번 반려견들의 배변 활동을 위해 산책을 필수로 나가고 있어요. 올여름은 특히나 더워서 산책하는 게 매우 힘들었지만,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이 나는 초록의 잔디와 전날 비가 와서 촉촉하게 젖어있는 땅에서 올라오는 흙의 냄새, 풀의 향기가 아름다운 여름의 어느 날 이었어요. 그 순간을 담고 싶었습니다.
<차가운 새벽 공기의 향>
저는 새벽의 차가운 공기를 좋아합니다. 몸이 오들오들 떨려오고 새벽에만 느낄 수 있는 공기의 향기는 정말 특별한 것 같아요. 특히 도심을 벗어나서 약간의 자연으로 가면 그 향이 더욱 진해져 이대로 영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그림은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마치 그곳에 그대로 멈춰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요.
5. 자주 그리는 소재나 대상이 있다면
앞서 말했듯이 저는 사라져가는 것들과 잊히는 순간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마음이 미래보단 과거에 좀 더 머물러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예전에 살았던 동네에 갔을 때 사라진 건물 위로 반듯하고 깨끗한 고층 건물이 지어져 있는 것을 보면 이상하게 헛헛하고 마음이 텅 빈 느낌이 들어요. 또 일상에서 느끼는 잠깐의 순간인데 그때의 감정을 기록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곤 합니다. 그래서 그날의 기억을 더듬으며 종이 위에 그리면 나름대로 제 안에서 기록도 하고 마음에서 놓아주기도 하고 그런 것 같아요. 특히 요즘은 환경에 관심이 많은데, 지구온난화를 넘어서 지금은 지구 가열화 시대라고 하잖아요. 저는 그게 너무 무섭기도 하고 많은 걱정이 되더라고요. 우리가 자처한 일이기에 감당해야 하는 건 우리의 몫이지만, 자연과 동물들이 인간들로 인해서 사라져 버리는 것이 너무 슬프고 미안해요. 그래서 요즘은 동물이나 자연을 더 많이 그리게 되는 것 같아요.
6. 특별히 좋아하는 시간과 장소가 있다면
저는 22시-02시 사이가 좋아요. 밤의 고요함과 어둠을 좋아합니다. 저는 엄청난 집순이인데, 저에게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은 집인 것 같아요. 저는 집에서 그림을 그리고 사랑하는 반려견들과 낮잠을 자고 이런 시간이 너무 행복해요. 그리고 가까운 공원이나 자연이 많은 숲에 가는 것도 좋아합니다. 밤에 낮은 건물들이 즐비한 조용한 골목들을 걷는 것도 좋아요.
7. 향으로 기억되는 또 다른 순간에 대한 이야기
강아지의 꼬순내: 강아지들의 꼬순내가 엄청나게 중독성이 있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소파에도 침대에도 집 안 곳곳에 은은하게 배인 강아지들의 꼬순내는 몸의 긴장을 다 풀어주는 향이에요. 발바닥 냄새를 직접 맡으면 정말 중독성이 심해서 계속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데 강아지들이 싫어해서 참고 있어요.
밥 짓는 냄새: 밥이 지어질 때 압력밥솥에서 나오는 밥의 달큰하고 고소한 향은 없던 입맛도 불러옵니다. 옛날에 엄마가 밥을 해준 추억들이 떠오르네요. 밥상이 차려지기도 전에 식탁에 앉아 밥의 냄새를 맡으며 그날의 밥상을 기다리는 설렘. 요즘은 직접 전기밥솥으로 간단하게 밥을 짓지만, 여전히 밥의 냄새는 너무 좋고 노스텔지어를 불러일으킵니다.
비에 젖은 아스팔트 냄새: 비가 오는 날 비에 젖은 아스팔트 냄새는 도시에서 자연적으로 맡을 수 있는 가장 좋은 향 같아요. 인공물이지만 자연적인 냄새가 나서 이 냄새를 맡으면 다양한 감정들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8. 다른 그림에 대한 이야기
저는 만화작업을 했었고 최근에는 화면을 만화처럼 칸 형식으로 구성하여 장면을 만들어 보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스토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약속과 비행기의 이미지를 떠올리고 그려본 작업이에요. 최근에는 '코발트블루' 색상에 빠져서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이 그림에서는 공기의 어스름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해 보았습니다.
인물의 표정이나 분위기를 관찰하고 그리는 것을 좋아해요. 신문 읽는 할아버지는 잉크를 사용하여 그려보았고, 파랑새와 남자의 이미지는 펜과 수채화를 사용해서 그려보았어요.
9.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과 남은 2024년의 계획이 있다면?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건강과 그림 작업에 대한 것인데요. 창작하는 것은 에너지를 정말 많이 사용하는 일이라 건강하지 않으면 지속해 나가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먹는 것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기 위해 어느 정도 그러려니 하는 느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모든 게 내 마음대로 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걸 알기에 그냥 인정하고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근데 말은 쉽지, 사실 잘 안되니까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거죠. 그래서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얼마 남지 않은 2024년도 안에, 새로운 만화를 그리고 싶은 계획이 있습니다. 예전부터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올해가 다 가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았지만, 남은 시간 동안 이 주제와 관련하여 제 머릿 속에 있는 이야기를 적어보고 다듬어서 만화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10.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저는 어릴 적부터 꿈이 그림 그리는 사람이었고, 현재도 그 꿈을 이어 나가고 있어요. 그런데 그림을 전혀 그리지 않고 깊은 슬럼프에 빠져 방황했던 시간이 엄청나게 길었어요. 예전에는 욕심도 많고 절실함이 커서 너무 몰두한 나머지 에너지가 모두 소진이 되었던 것 같아요. 최근 들어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다시 용기를 내어 그림을 시작했어요.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내 발걸음에 맞춰 작업을 하려고 해요. 무너지지 않고 지속해서 작업을 하는 게 가장 좋다는 걸 이제야 깨닫게 된 것 같아요.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모든 일들을 무리하지 않고 지속해서 하기 위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모든 분이 삶의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평안하시고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천천히 나아가다 보면, 저처럼 운 좋게 상도 받아보고 기쁜 일들이 하나하나 찾아올 거예요. 기회를 주시고 제 그림을 좋게 봐주신 그랑핸드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