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브랜드 릴레이 #3 Federico Curradi

30 Jun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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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그랑핸드는 브랜드를 만드는 생산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적극적인 소비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떤 시각과 기준으로 브랜드와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하는 걸까요? 그랑핸드라는 단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지만 서로의 취향도, 관심사도 전혀 다른 우리. 서로 어떤 브랜드를 좋아하는지 각자 애용하는 브랜드나 제품을 모아두고 하나씩 꺼내서 살펴보고 소개하고자 합니다. 세번째 브랜드는 ‘Federico Curradi 페데리코 쿠라디’ 입니다.



유행이 없는 시대, 사람들은 브랜드의 철학을 따진다


여러분, 지금 가장 유행하는 건 무엇인가요? 생각보다 답하기 어렵지 않나요? 저도 언제부턴가 ‘유행’ 관련된 질문을 들어도 딱 떠오르는 게 없더라고요. 이처럼 우리는, 유행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연예인이 써서, 주변 사람들이 많이 사용해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지 않습니다. 브랜드의 메시지에 공감할 때 비로소 구매합니다. 그리고 브랜드 메시지는 세상에 제공하려는 가치를 고민하고, 꾸준한 실천으로 보여줘야 만들어집니다. 요즘 들어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브랜드들이 주목받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겁니다. 


철학이 있는 브랜드가 선택받는 지금,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페데리코 쿠라디(Federico Curradi)는 기억할 가치가 있습니다. ‘패션에 대한 책임감’이라는 믿음을 꾸준하게 실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페데리코 쿠라디는 “마음에 그렸던 인물의 영혼과 정신을 옷에 담아야 한다.”라고 말하는 명확한 기준이 있기에 특별하고,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브랜드입니다.


 Federico Curradi


사물의 원천을 궁금해했던 피렌체 시골 소년, 재료의 아름다움을 아는 디자이너가 되다

페데리코 쿠라디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난 남성복 디자이너입니다. 자연과 가까운 시골에서 자란 페데리코는 삶에서 마주치는 물건들이 어디에서 오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해했습니다. 이런 호기심은 사물의 원천을 탐구하는 습관이 되었고, 10대 때 양복점에서 일한 경험과 합쳐져 패션에 대한 열정으로 발전했습니다. 


“(저는) 시골 출신이라서 물건의 출처를 묻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요.
여기에서는 그게 자연스럽습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부터 땅을 경작하는 데 사용하는 도구까지 말이죠.
시골 생활의 아름다움은, 모두가 서로를 알고 서로를 돕는 소우주에 살고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_더스트 15 (DUST 15) 인터뷰에서, 2019.5

페데리코는 열망을 쫓아 유럽 패션 명문 학교인 폴리모다(POLIMODA)에서 공부하고, 2000년대 초 뉴욕으로 이주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같은 피렌체 출신 디자이너가 세운 브랜드, 에르마노 설비노(Ermanno Scervino)의 CEO 토니 설비노는 페데리코의 컬렉션을 보고 남성복 개발을 맡겼어요. 이때를 계기로 페데리코는 이름을 알렸고, 2006년 카발리(Cavalli), 2013년 아이스버그(Iceberg) 등에서 남성복 디렉팅을 맡으며 경력을 쌓았습니다.


페데리코가 디렉터를 맡아 선보인 아이스버그 2014 F/W 컬렉션


페데리코는 2016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건 컬렉션을 발표하고 독자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매년 피렌체에서 열리는 남성복 전시회, 피티 우오모(Pitti Uomo)에서 발표한 그의 네 번째 컬렉션이 특히 호평을 받았어요. 페데리코는 실크, 코튼, 리넨 등 천연 소재만 사용하고, 일일이 물감을 덧칠해 대리석이 연상되는 색을 입혔습니다. 자연과 문화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그의 철학이 담겼어요.


르네상스 문화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만든 페데리코 쿠라디의 컬렉션


16세기 르네상스, 이탈리아 전통 축구 경기를 즐기는 장인들에게서 영감을 받은 페데리코의 4호 컬렉션은 지금까지 만들어 온 옷들의 개성이 그대로 담겼다는 호평을 받으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후 페데리코는 로샤스(Rochas), 페트레이(Peuterey) 등 명품 남성복 브랜드 디렉터를 맡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페데리코는 지금도 토스카나 시골집에서 말과 소, 늑대들과 살고 있습니다. 그는 20년 넘게 옷을 디자인했지만 지금도 자연과 가깝게 살아가며, 재료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제품에 적용합니다. 그의 꾸준함은 페데리코 쿠라디가 진정성 있는 명품이 되는 발판이고,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믿는 이유입니다.


애써 뽐내려 하지 않아 더 매력적인 페데리코 쿠라디의 옷들

페데리코 쿠라디의 스타일은 ‘애쓰지 않는(effortless) 패션’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은은하면서도 기억에 남는 것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어릴 때 경험한 시골 풍경부터 영화, 르네상스 문화까지. 페데리코는 삶에서 마주친 소재들의 뿌리를 탐구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영감을 옷에 담아냅니다.

2018년 피티 우오모 94에서 발표한 그의 5번째 컬렉션은 페데리코 쿠라디가 어떤 브랜드인지 잘 보여줍니다. 페데리코는 피렌체 근처 아르노(Arno)강의 어부들에게서 영감을 받았어요. 작업복을 본딴 옷주머니와 큼직한 단추로 실용성을 더하고, 강이 흐르는 듯한 실루엣과 장식으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모든 제품은 생분해 실크로만 제작하고, 나일론 등 인공 재료는 최소화했습니다.


페데리코 쿠라디 2019 S/S 컬렉션. 피렌체 강가 어부들의 삶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2021년엔 퍼렐 윌리엄스, 마돈나의 모자 디자이너로 유명한 닉 푸케(Nick Fouquet)와 협업해 주목받았습니다. 페데리코는 1980년대 영화의 색감을 코듀로이, 개버딘, 울과 캐시미어 등 천연 소재로 구현했습니다. 여기에 “여유롭고 고급스러운, 진짜 캘리포니아 스타일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는 닉 푸케의 마음을 비대칭 단추, 큼직한 체인 장식과 브로치 등으로 해석했습니다. 두 디자이너의 작업은 억지로 쿨하게 보이려 노력하지 않은 듯한 실루엣과 색감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닉 푸케와 함께 작업한 2021 가을 컬렉션. 특이하면서도 편안한 스타일이 특징입니다.


페데리코와 닉은 2022년 다시 한번 손잡고 현실과 꿈, 의식과 무의식의 교차를 주제로 한 옷들을 선보였습니다. 넉넉한 재킷과 블루종, 셔츠와 바지들은 자유분방한 닉의 모자들과 어울려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여주었습니다. 페데리코는 여기서도 천연 소재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색을 담았습니다.

‘자연스러운 쿨함’을 보여주는 페데리코 쿠라디와 닉 푸케의 2022년 협업


이처럼 페데리코 쿠라디 제품들은 부담스럽지 않게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집중시킵니다. 적당히 눈에 띄는 파스텔톤의 색감, 입는 사람을 생각한 편안한 핏이 특징이에요. 페데리코 쿠라디의 옷은 자신만의 가치를 고민하고, 꾸준히 지켜온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철학을 행동으로 옮기면 진정성은 알아서 따라온다


페데리코의 삶을 함께 한 ‘소재의 원천에 대한 궁금증’은 물질을 구성하는 소재, 만든 사람의 마음가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으로 발전했습니다. 이야기가 담긴 소재들을 정성들여 옷으로 만드는 것. 페데리코는 그런 제품이 진짜 명품이라고 믿습니다. 그가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을 비판하는 것도, 옷을 만드는 정성과 진심이 잊혀질 것을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패스트 패션은 내부에서부터 ‘메이드 인 이탈리아’의 진정성을 갉아먹고 있어요.
대기업들은 ‘대량 구매’라는 명목으로 더 낮은 생산 비용을 요구합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질 떨어지는 제품들을 사들이고, 몇 가지 장식만 붙여서 ‘메이드 인 이탈리아’로 출시하는 거죠. 패스트 패션은 이탈리아가 수십 년 동안 쌓아온 명성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_더스트 15(DUST 15) 인터뷰에서, 2019.5

그의 철학을 지키고 알리기 위해, 페데리코는 친환경 재료를 집요하게 연구하고 개발합니다. 로샤스 컬렉션엔 제품을 포장할 때 쓰이는 패키지를 재활용 종이로만 만들었고, 합성 섬유를 대신해 목재 펄프를 주원료로 한 비스코스(viscose) 등을 사용합니다. 면과 실크, 종이를 결합한 새로운 옷감을 만들 땐 그의 요청을 들어줄 공장이 없어 직접 방직기를 개조하기도 했어요. 페데리코는 자연과 시간의 순리에 따라 만들어진 재료가 가장 아름답고, 그런 소재로 만든 옷이 진정한 명품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그가 지금까지 천연 원료를 사용하려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페데리코가 디렉팅한 로샤스 2018 옴므 컬렉션. 재활용 옷감 등 친환경 재료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남성복을 구현했습니다.


페데리코는 숫자를 경계합니다. 소셜 미디어의 좋아요, 저장, 공유 횟수 같은 것들요. 데이터로 모든 걸 평가하는 패스트 패션은 환경도 오염시키지만, ‘보이는 이미지만 신경 쓰면 된다.’는 잘못된 관념을 퍼뜨립니다. 입는 사람의 멋과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패션의 본질적 가치가 훼손되는 겁니다. 그래서 페데리코는 멋지고 아름다운 척을 하는 옷이 아닌, 스스로 당당한 옷을 만들려 노력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은 실제로 사람들이 구매하고 일상 속에서 진가를 알아보는 진정한 옷을 만드는 일이에요. 다른 많은 옷처럼 버려지거나 6개월마다 교체되는 옷을 원하진 않아요. 저의 컬렉션이 한동안 옷장 속에 걸려있을지라도 결국 계속해서 다시 찾게 될 옷들이 되길 바랍니다."
_MATCHESFASHION 인터뷰에서, 2019.8

마음에 남는 브랜드는 책임감으로 만들어진다

페데리코 쿠라디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 아닙니다. 그러나 브랜드가 지켜야 하는 가치를 명확히 하고, 20년 넘게 유지 중입니다. ‘페데리코 쿠라디’라는 이름이 지금도 패션 업계에서 존경받고, 남다른 디자이너이자 브랜드로 인정받는 이유일 거에요. 고객과 세상에 대한 약속을 꾸준히 지켜왔으니까요.


브랜드 릴레이 콘텐츠로 페데리코 쿠라디라는 브랜드를 알아가며, 저희도 스스로를 되돌아보았습니다. 그랑핸드도 ‘향의 일상화’라는 가치에서 시작했고, ‘그랑핸드다움’이라는 기준을 지키려 많은 부분에서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랑핸드는 이제 10주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20년이 넘은 페데리코 쿠라디처럼 오랜 시간 일관된 브랜드로 남으려면 저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훨씬 더 많은 고민을 하고 노력해야겠지만, 무엇보다도 ‘책임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페데리코 쿠라디는 자신과 고객에게 당당하기 위해 친환경 재료만을 고집하고, 어떤 사람이 입을지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그랑핸드도 페레디코 쿠라디처럼, 자신에게 떳떳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관심만 끄는 브랜드가 아닌, 오랜 세월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 브랜드가 되어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됩니다.


Sometimes you win, 

Sometimes you learn.

Though you can not seize nor hold the smell, it has a decisive effect on the matter of our memory and emotion and believes on its vitally of influences on our decision among our lives. GRANHAND gives faith towards the value of the fragrance and consistently pursues to make the scent part of our regular living. Although it may be slow nor has perfection, the variety of contents that our brand is offering will build the unique value of the experience that no other brand will possess. GRANHAND will not be a product where it vanishes with ease nor be neglected. It will continuously illuminate with a distinct presence and yield to warm people’s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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