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마음이 살찌는 계절인 가을입니다. 솔직히 올해 책 몇 권 읽으셨나요...? 사실 저희도 크게 다를 바 없답니다🥲 독서는 습관들이기 참 쉽지 않은 취미 중 하나이지만, 우리 모두는 책이 가진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고 있지요. 올해가 가기 전 딱 한 권이라도 완독하고 뿌듯해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준비했습니다. 팀 그랑핸드가 뽑은 ‘내 삶을 바꾼 책’ 열 네권을 소개합니다.
1. 안목의 성장 - 이내옥
34년간 국립박물관에서 근무하며 전국의 주요 박물관장을 역임한 분이 쓴 에세이로 단순히 표지만 보고 내게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에 집어 들었다가 그 해 내가 읽은 가장 아름다운 글이 되었다. 유물이 주는 아름다움과 압도감에 경도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한 명의 인간으로서 수없이 맞이하는 계절의 변화와 삶을 반추하고 관조하는 작가의 안목이 참 슬프게 아름답다. 요즘 시대가 추구하는 자극적인 미와는 전혀 다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안목에 대한 이야기.
2. 아티스트 웨이 - 줄리아 캐머런
내 안에 숨어 있는 창조성을 깨울 수 있도록 실천 방안을 알려주는 책. 알려준 대로 매일 아침 일어나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는데 내면에 숨어 있던 감정이 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다.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 생각이 명확해진다. 마음이 조금 엉망이라고 생각할 때 꺼내보고 실천해 보면 좋은 책.
3. SYMBOLS, 세상의 비밀을 푸는 열쇠 - T.A 켄너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배경과 내 주변의 모든 사물들이 갖고 있는 상징의 의미를 알려주는 책. 상징을 발견하면 할수록 세상을 바라보는 수준이 달라진다. 산은 불변하고 우월하며 회복력의 상징이며 강은 흐르는 시간이며 지나가는 세월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깊이 있게 바꿔주는 책.
4. 자기관리론 - 데일 카네기
삶에 있어 대부분의 문제의 원인은 ‘걱정'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은 데일 카네기가 사람들이 걱정을 떨쳐내고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7년에 걸쳐 집필한 책이다. 어쩌면 뻔하고 식상한 내용이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80년 넘게 자기 계발서의 바이블로 사랑받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여러 사람들의 고민을 극복한 사례를 통해 내 삶에 빗대어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5. 변방의 언어로 사랑하며 - 이유운
사랑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편인데 우리가 왜 사랑을 하며 살아가야 하며 인생에서 왜 사랑이 중요한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실제로 '아무거나 사랑하는 세계에 대해 기록한다'라고 쓰여있는데, 저자는 책 시작부터 끝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만이 사랑이 아니며 아주 사소한 것까지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음을 강조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오늘의 날씨나 나빴던 기분조차도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을 만들어준다. 종종 이유 없이 누군가를 싫어하거나, 혹은 내 자신이 싫어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이 책을 생각하다 보면 그럼에도 사랑해야지 하고 되뇌일 수 있는 책이라 사랑에 관한 내 가치관을 가장 많이 바꿔준 책이다.
6. 인생의 역사 - 신형철
일단 저자가 글을 정말 잘 쓴다. 실제로 하루아침에 책 한 권을 다 읽고 저자가 쓴 책은 다 구입했을 정도로 글을 정말 잘 쓴다. 그뿐만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자기 생각을 아주 설득력 있게 잘 담아내신다···. 책은 시와 함께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는데, 인간이 시를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 좋은 예시를 보여준다. 책을 읽다 보면 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깨우쳐 교과서에서 공부로서 바라보던 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나아가 인생까지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이 책은 시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시를 이해시켜줌과 동시에 살아가면서 느껴야 될 것들을 언어로 명료하게 짚어주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나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떤 눈으로 바라보아야 할지 나만의 방향키가 생기는 기분이다.
7. 권력을 경영하는 48법칙 - 로버트 그린
고등학교 철학 수업에서 필독서로 처음 접했으나 책이 두꺼워 완독하지는 못하고 나중에 커서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아직까지도 가지고 있는 책입니다. 이름이 워낙 강력하고 들어있는 사례들도 전쟁에 나간 영웅이 국가를 다루는 경우라서 ‘내 삶에서 여기에 나온 법칙들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했으나 가끔 부모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을 때,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선후배와 만남을 가질 때 가끔씩 그때 읽었던 법칙들이 생각이 납니다. 처음에는 나 자신이 권력에 관심이 없으므로 나에게 불필요하다고 생각했으나 사람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한 어디에서든 권력관계가 존재함을 인정하고 이런 법칙을 통해 사람의 본성이나 심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 책이어서 추천드립니다.
8. 오십 미터 - 허연
대학생 시절 교수님께서는 ‘시’는 문학의 정수라고 입이 닳도록 말씀하셨다. 새내기였던 나는 그 말에 동의하며 열심히 시집을 읽기 시작했다. ‘오십 미터’는 나를 성장시킨 책이라기보다는 내가 성장통을 겪던 시절에 우연히 읽었던 시집이었다. 첫사랑과 헤어지고 ‘다신 사랑 못해…’ 하고 있을 때 ‘오십 미터‘를 읽었다. 다소 직설적으로 슬픔을 써 내려 간 것을 보며 이별이 꽤나 멋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슬픔이 닥쳤을 때, 잠시 슬픔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9. 아비투스 - 도리스 마르틴
이 책은 작년 크리스마스, 나의 사수가 선물해 주셔서 읽은 책이다. 아비투스는 타인과 나를 구별 짓는 취향이나 습관, 아우라 등을 이야기하고 사회 문화적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제2의 본성을 의미한다. 쉽게 이야기해서 사고방식, 식습관, 말투, 마음가짐 등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것들이 나라는 사람을 드러내고 결정하며 쉽게 바뀌지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진 생각들이 얼마나 작고 편협했는지,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내가 가진 자본들이 얼마나 부족하고 채워야 할 것들이 많은지 느꼈다.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고, 내가 원하는 곳에 도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10.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 앤드루 포터
제목은 마치 물리학과 관련된 난해한 소설로 보이지만 인간관계에 대한 단편집이다. 멋진 문장이 나와 감동을 선사하기보다는 단편 하나하나를 읽어갈 때마다 이상하게 편하게 읽힌다. 차분하게 읽어지는 이 책은 작가가 살아가는 그곳의 풍경을 느낄 수 있는 사색적인 도서이다.
11. 장사의 신 - 우노 다카시
언젠가 장사를 하고 싶다면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장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외에 장사가 가지고 있는 다른 방면의 재미요소, 창의적인 아이디어 등을 알게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바리스타로서 근무하고 있는 만큼 나중에 창업했을 때에 사장으로서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 또한 자기계발서이긴 하지만 작가의 자서전 같은 느낌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12.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 밀러
저자인 룰루 밀러는 15년 넘게 미국 공영라디오방송국에서 일하는 과학 전문 기자입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룰루 밀러의 데뷔작으로 언뜻 보기엔 학자인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이야기를 작가가 풀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되지만 책의 3분의 2 지점을 지나고 나서부터는 전혀 다른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이 작가가 어떠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주려고 했는지 드러나게 됩니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생물학자인데 그중에서도 물고기라는 종을 깊이 연구한 학자입니다. 책의 말미에서 조던은 물고기라는 종이 사실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발견을 하게 되는데, 작가인 룰루 밀러는 이 발견을 통해 우리들에게 거대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우리가 쉽게 정의 내려왔던 그 모든 것들이 사실은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과, 그렇다면 이 세상은 혼돈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그 혼돈을 즐기게 될 때 더욱더 많은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어떤 것도 정의 내려지지 않으니 모든 것에 호기심과 의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으며, 혼돈 속에서 평소에는 보지 못하였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도 있고, 우리가 그동안 정답이 아니라고 여겨왔던 그 모든 것들을 다시 한번 더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사다리 안에 머물지 않고, 상실에서 아픔을 넘어선 어떠한 깨달음을 얻으며, 사랑이라는 단어로 종속되지 않은 훨씬 거대한 감정들을 느끼고, 질서에서 벗어난 혼돈을 즐길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나의 영역을 제한하지 많고,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기회가 된다면 다들 꼭 한 번 읽어봤으면 해서 추천드립니다!
13. 불안의 서 - 페르난두 페소아
481개의 짧은 글이 합쳐진 두꺼운 산문집입니다. 살면서 가끔씩 심란한 기분이 들거나 대책 없이 비합리적인 불안이 찾아올 때 아무 쪽이나 펼쳐서 읽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위로받는 기분이 들곤 합니다. 삶의 시야를 넓혀주는 좋은 문장이 많아 추천합니다.
14. 섬 - 장 그르니에
미학을 공부하던 대학생 시절 참 아꼈던 책. 서문에 적힌 알베르 카뮈의 추천사는 다시 보아도 명문이다. 여러 개의 짧은 에세이가 엮인 수필집으로 일부는 어려워서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그저 책을 보는 동안에는 내가 다른 시간과 장소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내 20대의 자아상에 많은 영향을 준 책.
본격적으로 마음이 살찌는 계절인 가을입니다. 솔직히 올해 책 몇 권 읽으셨나요...? 사실 저희도 크게 다를 바 없답니다🥲 독서는 습관들이기 참 쉽지 않은 취미 중 하나이지만, 우리 모두는 책이 가진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고 있지요. 올해가 가기 전 딱 한 권이라도 완독하고 뿌듯해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준비했습니다. 팀 그랑핸드가 뽑은 ‘내 삶을 바꾼 책’ 열 네권을 소개합니다.
1. 안목의 성장 - 이내옥
34년간 국립박물관에서 근무하며 전국의 주요 박물관장을 역임한 분이 쓴 에세이로 단순히 표지만 보고 내게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에 집어 들었다가 그 해 내가 읽은 가장 아름다운 글이 되었다. 유물이 주는 아름다움과 압도감에 경도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한 명의 인간으로서 수없이 맞이하는 계절의 변화와 삶을 반추하고 관조하는 작가의 안목이 참 슬프게 아름답다. 요즘 시대가 추구하는 자극적인 미와는 전혀 다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안목에 대한 이야기.
2. 아티스트 웨이 - 줄리아 캐머런
내 안에 숨어 있는 창조성을 깨울 수 있도록 실천 방안을 알려주는 책. 알려준 대로 매일 아침 일어나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는데 내면에 숨어 있던 감정이 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다.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 생각이 명확해진다. 마음이 조금 엉망이라고 생각할 때 꺼내보고 실천해 보면 좋은 책.
3. SYMBOLS, 세상의 비밀을 푸는 열쇠 - T.A 켄너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배경과 내 주변의 모든 사물들이 갖고 있는 상징의 의미를 알려주는 책. 상징을 발견하면 할수록 세상을 바라보는 수준이 달라진다. 산은 불변하고 우월하며 회복력의 상징이며 강은 흐르는 시간이며 지나가는 세월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깊이 있게 바꿔주는 책.
4. 자기관리론 - 데일 카네기
삶에 있어 대부분의 문제의 원인은 ‘걱정'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은 데일 카네기가 사람들이 걱정을 떨쳐내고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7년에 걸쳐 집필한 책이다. 어쩌면 뻔하고 식상한 내용이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80년 넘게 자기 계발서의 바이블로 사랑받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여러 사람들의 고민을 극복한 사례를 통해 내 삶에 빗대어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5. 변방의 언어로 사랑하며 - 이유운
사랑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편인데 우리가 왜 사랑을 하며 살아가야 하며 인생에서 왜 사랑이 중요한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실제로 '아무거나 사랑하는 세계에 대해 기록한다'라고 쓰여있는데, 저자는 책 시작부터 끝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만이 사랑이 아니며 아주 사소한 것까지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음을 강조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오늘의 날씨나 나빴던 기분조차도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을 만들어준다. 종종 이유 없이 누군가를 싫어하거나, 혹은 내 자신이 싫어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이 책을 생각하다 보면 그럼에도 사랑해야지 하고 되뇌일 수 있는 책이라 사랑에 관한 내 가치관을 가장 많이 바꿔준 책이다.
6. 인생의 역사 - 신형철
일단 저자가 글을 정말 잘 쓴다. 실제로 하루아침에 책 한 권을 다 읽고 저자가 쓴 책은 다 구입했을 정도로 글을 정말 잘 쓴다. 그뿐만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자기 생각을 아주 설득력 있게 잘 담아내신다···. 책은 시와 함께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는데, 인간이 시를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 좋은 예시를 보여준다. 책을 읽다 보면 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깨우쳐 교과서에서 공부로서 바라보던 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나아가 인생까지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이 책은 시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시를 이해시켜줌과 동시에 살아가면서 느껴야 될 것들을 언어로 명료하게 짚어주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나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떤 눈으로 바라보아야 할지 나만의 방향키가 생기는 기분이다.
7. 권력을 경영하는 48법칙 - 로버트 그린
고등학교 철학 수업에서 필독서로 처음 접했으나 책이 두꺼워 완독하지는 못하고 나중에 커서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아직까지도 가지고 있는 책입니다. 이름이 워낙 강력하고 들어있는 사례들도 전쟁에 나간 영웅이 국가를 다루는 경우라서 ‘내 삶에서 여기에 나온 법칙들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했으나 가끔 부모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을 때,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선후배와 만남을 가질 때 가끔씩 그때 읽었던 법칙들이 생각이 납니다. 처음에는 나 자신이 권력에 관심이 없으므로 나에게 불필요하다고 생각했으나 사람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한 어디에서든 권력관계가 존재함을 인정하고 이런 법칙을 통해 사람의 본성이나 심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 책이어서 추천드립니다.
8. 오십 미터 - 허연
대학생 시절 교수님께서는 ‘시’는 문학의 정수라고 입이 닳도록 말씀하셨다. 새내기였던 나는 그 말에 동의하며 열심히 시집을 읽기 시작했다. ‘오십 미터’는 나를 성장시킨 책이라기보다는 내가 성장통을 겪던 시절에 우연히 읽었던 시집이었다. 첫사랑과 헤어지고 ‘다신 사랑 못해…’ 하고 있을 때 ‘오십 미터‘를 읽었다. 다소 직설적으로 슬픔을 써 내려 간 것을 보며 이별이 꽤나 멋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슬픔이 닥쳤을 때, 잠시 슬픔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9. 아비투스 - 도리스 마르틴
이 책은 작년 크리스마스, 나의 사수가 선물해 주셔서 읽은 책이다. 아비투스는 타인과 나를 구별 짓는 취향이나 습관, 아우라 등을 이야기하고 사회 문화적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제2의 본성을 의미한다. 쉽게 이야기해서 사고방식, 식습관, 말투, 마음가짐 등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것들이 나라는 사람을 드러내고 결정하며 쉽게 바뀌지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진 생각들이 얼마나 작고 편협했는지,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내가 가진 자본들이 얼마나 부족하고 채워야 할 것들이 많은지 느꼈다.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고, 내가 원하는 곳에 도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10.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 앤드루 포터
제목은 마치 물리학과 관련된 난해한 소설로 보이지만 인간관계에 대한 단편집이다. 멋진 문장이 나와 감동을 선사하기보다는 단편 하나하나를 읽어갈 때마다 이상하게 편하게 읽힌다. 차분하게 읽어지는 이 책은 작가가 살아가는 그곳의 풍경을 느낄 수 있는 사색적인 도서이다.
11. 장사의 신 - 우노 다카시
언젠가 장사를 하고 싶다면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장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외에 장사가 가지고 있는 다른 방면의 재미요소, 창의적인 아이디어 등을 알게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바리스타로서 근무하고 있는 만큼 나중에 창업했을 때에 사장으로서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 또한 자기계발서이긴 하지만 작가의 자서전 같은 느낌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12.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 밀러
저자인 룰루 밀러는 15년 넘게 미국 공영라디오방송국에서 일하는 과학 전문 기자입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룰루 밀러의 데뷔작으로 언뜻 보기엔 학자인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이야기를 작가가 풀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되지만 책의 3분의 2 지점을 지나고 나서부터는 전혀 다른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이 작가가 어떠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주려고 했는지 드러나게 됩니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생물학자인데 그중에서도 물고기라는 종을 깊이 연구한 학자입니다. 책의 말미에서 조던은 물고기라는 종이 사실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발견을 하게 되는데, 작가인 룰루 밀러는 이 발견을 통해 우리들에게 거대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우리가 쉽게 정의 내려왔던 그 모든 것들이 사실은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과, 그렇다면 이 세상은 혼돈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그 혼돈을 즐기게 될 때 더욱더 많은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어떤 것도 정의 내려지지 않으니 모든 것에 호기심과 의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으며, 혼돈 속에서 평소에는 보지 못하였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도 있고, 우리가 그동안 정답이 아니라고 여겨왔던 그 모든 것들을 다시 한번 더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사다리 안에 머물지 않고, 상실에서 아픔을 넘어선 어떠한 깨달음을 얻으며, 사랑이라는 단어로 종속되지 않은 훨씬 거대한 감정들을 느끼고, 질서에서 벗어난 혼돈을 즐길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나의 영역을 제한하지 많고,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기회가 된다면 다들 꼭 한 번 읽어봤으면 해서 추천드립니다!
13. 불안의 서 - 페르난두 페소아
481개의 짧은 글이 합쳐진 두꺼운 산문집입니다. 살면서 가끔씩 심란한 기분이 들거나 대책 없이 비합리적인 불안이 찾아올 때 아무 쪽이나 펼쳐서 읽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위로받는 기분이 들곤 합니다. 삶의 시야를 넓혀주는 좋은 문장이 많아 추천합니다.
14. 섬 - 장 그르니에
미학을 공부하던 대학생 시절 참 아꼈던 책. 서문에 적힌 알베르 카뮈의 추천사는 다시 보아도 명문이다. 여러 개의 짧은 에세이가 엮인 수필집으로 일부는 어려워서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그저 책을 보는 동안에는 내가 다른 시간과 장소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내 20대의 자아상에 많은 영향을 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