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해방촌 따라 걷기, Day to Night

22 Ma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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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해방촌 일대가 실은 소나무 숲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광복 이후 귀국한 동포들과 월남한 주민들이 마을을 짓기 시작하면서 이곳에 ‘해방’이라는 단어가 붙여졌다고 해요. 이후 니트 산업, 시장, 교회, 학교 설립 등 수많은 역사를 거쳐 현재의 예술마을이 되었습니다.

 

다가오는 봄, 따스한 낮부터 선선한 밤까지. 하루를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해방촌의 구석구석을 소개합니다. 녹사평역 2번 출구부터 이어지는 문화거리를 따라 소월로에서 마주하는 서울을 느껴보세요. 그리고 하루 끝엔 고요한 야경을 바라보며 마무리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랑핸드가 추천하는 공간들과 함께 해방촌 곳곳에 묻어난 다정한 향기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1. 찰리스 그로서리 ㅣ 서울 용산구 신흥로2길 7 1층

연중무휴, 요일마다 운영시간 상이



처음 소개할 곳은 ‘찰리스 그로서리’입니다. 마치 추억 속 영화에 나올 것만 같은 외형을 가진 곳인데요. 녹사평역에서 시작하는 해방촌 입구에 위치해 있습니다. 낮은 건물과 화려한 색으로 뒤덮인 이곳. 아마 다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해방촌을 대표할 수 있는 가게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찰리스 그로서리는 사실 비건 제품만을 취급하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더믹의 여파로 일반 식료품점으로 변신을 다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입구로 들어서면 이국적 향기가 물씬 풍기는데요. 평소엔 쉽게 찾을 수 없는 음료와 과자, 그리고 요리에 쓰이는 다국적 재료와 향신료까지. 꼭 무언가를 사지 않고 구경만 하더라도 즐거운 장소입니다. 또한 여전히 비건 제품도 취급하고 있어 오래된 단골들이 많다고 해요.






그러면 여기서 잠시, 찰리스 그로서리를 처음 방문하실 분들을 위해 몇 가지의 추천 재료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램노스 과일 치즈(melon & mango) 

드라이하고 달지 않은 와인과 곁들여 먹기 좋은 램노스 과일 치즈. 멜론과 망고가 치즈와 잘 어우러져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에요. 은은한 단맛과 한 번씩 씹히는 과육이 맥주와도 조화로우니 한번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야마사 특선 간장

우리나라에 된장과 고추장이 있다면, 일본엔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간장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164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회사 야마사. 야마사에서 선보인 특선 간장은 특유의 감칠맛이 더해져, 생선이나 고기와 함께 곁들이면 더욱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베지 프랑크

국내에서 선보이고 있는 비건 브랜드 베지푸드. 베지 프랑크는 콩고기로 만들어진 소시지입니다. 인위적인 짠맛이나 향신료 향이 덜해 소스와 함께 먹는 재미가 있는 제품이에요. 


코우 시가야 낫또

낫또는 심혈관 질환 예방, 장운동, 피부 등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건강을 생각할수록 찾게 되는 식품인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추천하고 싶은 코우 시가야 낫또. 진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라 밥 위에 얹어 노른자, 참기름을 추가해 함께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찰리스 그로서리는 가게 안과 밖으로 작은 테이블들이 놓여 있어 구매한 제품을 간단하게 먹고 갈 수 있습니다. 카운터 위 메뉴판에는 커피부터 오트라떼, 스무디와 와인까지 다양한 음료들이 적혀있습니다. 눈이 즐거운 구경을 했다면 잠시 의자에 앉아 음식과 함께 해방촌의 정취를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요? 작은 와인 한 잔과 추천한 램노스 과일 치즈를 곁들이는 거죠. 흘러가는 구름과 지나가는 발걸음을 바라보다 달콤한 치즈를 한입 베어 물고, 마무리로 입을 깔끔하게 해주는 와인 한 모금. 그거라면 일상의 정적 또한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2. 흠마켓(hmm market) ㅣ서울 용산구 신흥로 5길 8

평일 11:00-19:00/ 주말 11:00-21:00

@hmm market



찰리스 그로서리에 앉아 해방촌의 여유를 충분히 즐겼다면 다음 장소로 이동해 볼까요? 두 번째 장소를 가기 위해선 남산 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야 해요. 조금 걷다 보면 빨간색 간판의 작은 미용실이 하나 보입니다. 그리고 미용실 간판 위로는 ‘미사랑’이라고 적혀있을 거예요. 이런 소소한 곳이 바로 해방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작은 길목 어디에도 과거가 있고 그 사이에는 현재들이 모여 공존하는 곳. 그리고 현재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작고 투박한 가게들. 해방촌은 목적지가 딱히 없더라도 이러한 시간의 흔적들이 모여 일상의 작은 따뜻함을 심어주는 장소인 것 같습니다.




정겨운 마음을 가득 안고 왼쪽 골목을 바라보면 우리가 찾는 그곳이 보일 거예요. 바로 시원하게 트인 창을 가진 ‘흠마켓(hmm market)’입니다. 빛나는 네온사인 사이로 삐뚤빼뚤한 글씨의 hmm market을 마주했다면 도착이에요. 흠마켓(hmm market)은 귀여운 이름 속에 좋은 뜻을 가진 곳인데요. 외형에 흠이 생겨 상품 가치가 떨어진 채소, 과일을 활용해 요리하고 판매하는 ‘푸드 리버브 마켓(food refurb market)’입니다. 


매장에 들어서면 시원한 창만큼 넓은 내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엔 식료품이, 왼쪽엔 커다란 테이블들이 놓여 있고요. 냉장고에 담긴 과일들은 구매 시 직접 먹을 수 있고, 작은 바구니에 담긴 채소들은 소량으로 사 갈 수 있어요. 메뉴를 기다리며 비치된 굿즈와 채소, 과일들을 천천히 구경하며 보내길 추천합니다.




이날 저희는 만가닥 파스타와 버섯 샌드위치 플레이트를 먹었습니다. 더해서, 듣기만 해도 상큼해지는 생과일 주스(키위,바나나)와 커피도 함께 곁들였어요. 푸릇함이 어울리는 곳답게 모든 요리는 기본 재료에 충실한 맛이었어요. 특히 흠마켓의 대표 메뉴라고 할 수 있는 만가닥 파스타는 오일 베이스에 잘 버무려진 썬 드라이 토마토가 입맛을 사로잡았고, 그 위로 올라간 만가닥버섯이 향을 내주어 슴슴하지만 입 안을 맴도는 조화가 좋았습니다. 그리고 한입 베어 문 버섯 샌드위치는 거친 질감의 통밀빵, 야들야들하게 구워낸 버섯, 마지막으로 생으로 들어간 버섯의 향이 마치 매번 먹던 샌드위치와는 또 다른 신선함을 자아냈어요.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이 잘 느껴지는 음식들이 다가오는 봄과 잘 어울리는 곳이었어요. 잠시 도시의 자극에서 벗어나 초록을 곱씹으며 계절을 향유해보는 건 어떨까요? 봄을 맞이해 새롭게 출시되는 메뉴들이 있으니 인스타 계정을 참고해 방문하시길 추천합니다. 




3. 스토리지 북앤필름 ㅣ서울 용산구 신흥로 115-1 1층

연중무휴, 2:00-19:00

@storagebookandfilm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면 본격적으로 해방촌의 깊은 골목으로 들어가 볼까요? 세 번째 장소는 꼬불꼬불한 언덕길을 따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스토리지북앤필름’입니다.



흠마켓에서 스토리지북앤필름까지는 버스 이용보다 도보를 추천해 드려요. 걷는 것만큼 익숙한 곳을 색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는 방법도 없을 테니까요. 향하는 길이 다소 거칠다고 느껴질 수 있는데요. 그만큼 해방촌이란 마을에 조금 더 가까이 닿을 수 있는 길이랍니다. 우선 내리막이 보이기까지는 계속 올라가는 언덕이 이어져요. 그 사이로 향하는 시선 속엔 화려한 가게들이 줄지어있던 큰길과 달리 누군가의 삶이 묻어난 흔적을 엿볼 수 있지요. 뜬금없이 놓여있는 의자들, 빨랫줄에 걸린 티셔츠, 작은 스쿠터 등 사람 냄새를 쫓아 걷다 보면 어느새 내리막에 다다릅니다. 가파른 언덕에 조금 숨이 찰 수 있지만, 그럴 때마다 중간중간 뒤를 돌아보길 추천해요. 가까이서 보던 시선을 뒤로 돌려 커다랗게 눈에 담았을 때, 거기서 오는 감동은 언제나 감탄을 자아내더라고요. 그렇게 해방촌의 크고 작은 정취를 느껴보시길 바랄게요. 


 


스토리지북앤필름은 10년 넘게 해방촌을 지켜온 작은 책방입니다. 현재는 본점과 로터리점 두 곳을 운영하고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안쪽에 위치한 본점은 작은 크기와 달리, 10년이라는 세월처럼 에세이부터 그림책, 잡지, 소설책, 사진집 등 다양한 종류의 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인스타그램에서는 주인장이 운영하는 <스토리지북앤필름 뉴스레터>, <책방운영자 마이크의 해방일기 메일링> 등 다채로운 콘텐츠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



3월부터는 열두 명의 작가들이 쓴 편지를 전시하고 판매하는 <봄의 편지: 익명의 수신인들에게>가 진행되고 있어요. 따사로운 햇볕을 맞으며 눈 바쁘게 누비던 골목. 그사이 들린 책방에서 집어 든 누군가가 쓴 편지 한 통. 그리고 편지 안에 쓰인 다소 어색한 문장. 문장에서 느껴지는 봄의 시작. 이러한 찰나를 통해 색다른 봄을 향유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4. 소월길

서울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바로 남산 주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중에서도 펼쳐진 전경에 놀라 걸음을 멈추게 하는 곳, ‘소월길’에 대해 얘기해볼까 해요. 언덕을 올라 도착한 곳에서 숨을 크게 한번 들이쉬고 내쉬어보세요. 그리고 눈을 떠보세요. 순간적으로 ‘내가 알고 있던 서울이 맞지?’라고 속삭이게 될 거예요.



소월길은 ‘서울특별시 중구 남창동 51-1번지(남대문)에서 용산구 한남동 726-74번지(외국인 아파트)에 이르는 가로(네이버 지식백과)’입니다. 처음엔 남산순환도로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1984년 11월 7일 소월 김정식의 호를 따서 새로 지었다고 해요. 특히 벚꽃과 단풍으로 물드는 봄과 가을에 자주 찾는 명소랍니다.



스토리지북앤필름에서 충분히 사색했다면 조금 더 높이 올라가 볼게요. 소월로로 향하는 길 중간 보이는 신흥시장에 잠시 멈춰 그곳을 즐기다 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소월길은 노을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더욱 진가를 발휘해요. 차츰 넘어가는 해와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람들. 바쁜 발걸음 속에서 새로운 저녁을 시작하는 움직임. 다양한 몸짓들이 뒤섞인 채로 햇볕이 건물에 부딪혀 부서질 때마다 반짝이는 빛들은 순간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하죠. 그렇기 때문에 하루의 끝이 시작되기 전에 소월길을 천천히, 넘어가는 해처럼 아주 천천히 걸어보길 추천합니다. 느린 시선으로 아주 사소한 소월길의 장면을 마주해보길 바랍니다. 




5. 콤포타블 남산점 ㅣ서울 용산구 두텁바위로 60길 49 대원정사 별관 4층

연중무휴, 10:00-22:00 소등식 평일 20:45, 주말 20:00/21:30(2회)

@komfortabelcoffee


낮 동안 해방촌 구석구석을 즐겼다면, 저녁엔 서울이 가득히 보이는 곳에서 마무리해 보는 건 어떨까요? 




소월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무 사이로 ‘GRANHAND’라고 적힌 간판 하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땅을 바라보면 작은 간판 하나가 의젓하게 서있습니다. 고개를 들면 소나무 사이로 사쉐들이 매달려 바람에 돌아가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 속엔 서울을 더 깊이 즐길 수 있는 곳, ‘콤포타블 남산점’이 있습니다.



계단을 따라 내려와 매장 안에 들어서면 눈앞에 보이는 서울 전경이 시선을 매료합니다.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는 크게 놓인 창 사이로 서울을 진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죠. ‘골든아워’, 사진이나 영상을 제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쓰이는 용어인데요. 일몰과 일출에 맞춰 해가 지평선을 지날 때, 하늘의 색이 변화하는 현상이나 시점을 말합니다. 특히 일몰 직전의 골든아워에 콤포타블을 방문하길 추천합니다. 사라지는 낮과 주황빛을 뒤덮는 핑크빛 저녁을 두 눈으로 담아보세요. 그리고 지평선 너머로 내려가는 해를 바라보며, 잔잔히 부서지는 빛 속에서 일상의 풍경을 즐겨보세요. 아마 영화 속에서 인상깊게 보았던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갈지도 모릅니다.  



콤포타블은 커피부터 칵테일까지 다양한 음료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노을을 바라보며 커피를 즐기다, 어둠이 내리면 칵테일로 바꾸어 드시길 추천하고 싶어요. 특히 보드카와 에스프레소, 깔루아를 섞은 ‘에스프레소 마티니’는 칵테일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끝맛이 좋습니다. 담백함과 상큼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딸기 케이크도 함께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콤포타블의 숨겨진 매력은 일몰이 끝난 후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암전과 함께 흘러나오는 노래에 시선을 맡겨, 서울의 야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소등식’인데요. 소등식은 평일에(20:45) 1회, 주말엔(20:00/ 21:30)총 2회 진행하고 있어요. 공간을 뒤덮는 음악 소리, 눈에 가득 차는 야경, 그리고 마음의 안정. 따뜻하고 완전한 어둠 속에서 즐기는 서울은 마치 어릴 적 천체관에서 바라보던 별자리 같기도 합니다. 잊고 살았던 동심. 반짝이는 세상을 보며 놓치고 있던 과거에 닿아보세요. 때론 자신의 과거에 닿는 것만으로도 또 다시 나아갈 원동력이 되기도 하니까요.

혼자도 좋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도 좋아요. 취향에 맞는 음료와 달콤한 디저트. 그리고 소등식까지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해 보면 좋겠습니다.


 이날 해방촌을 걷고 있으니 새삼 '걷는 것만으로도 살아있다는 걸 느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것은 정말 큰 사건 보다는 소소한 일상에 숨어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코스를 통해 여러분들도 비슷한 기분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Sometimes you win, 

Sometimes you learn.

Though you can not seize nor hold the smell, it has a decisive effect on the matter of our memory and emotion and believes on its vitally of influences on our decision among our lives. GRANHAND gives faith towards the value of the fragrance and consistently pursues to make the scent part of our regular living. Although it may be slow nor has perfection, the variety of contents that our brand is offering will build the unique value of the experience that no other brand will possess. GRANHAND will not be a product where it vanishes with ease nor be neglected. It will continuously illuminate with a distinct presence and yield to warm people’s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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