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고 볼 것도 많은 대형 서점, 주인의 취향이 담긴 개성 있는 독립서점과 북카페 등 책을 다루는 다양한 공간이 많은데요, 정작 도서관은 10대 시절 공부할 때 이후로는 거의 찾아간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서점은 상품을 팔고 구매하는 상점의 느낌이 강하다면, 도서관은 인생에서 목마름을 느낄 때 찾게 되는 개울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도서관에 간다'는 그랑핸드 주변부터 시작해 서울에 있는 도서관을 한 곳씩 방문해서 살펴보는 탐방기입니다. 다섯 번째로 소개해 드릴 도서관은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구산동도서관마을’입니다.
시민이 함께 만든 도서관
구산동도서관마을은 오래된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구산역 3번 출구로 나와 10분 정도 걷다 보면 목적지에 닿을 수 있는데요. 도서관으로 가기 위해서는 근처 고등학교와 중학교, 초등학교를 차례로 지나야 해요. 학교 주변답게 분식집, 피아노 학원, 토스트 가게가 정답게 모여 있습니다. 소란스럽지 않은 동네라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한적하게 걷다 보면 어느새 도서관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 도서관의 설립 배경은 조금 특별합니다. 2006년,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 없었던 구산동에 도서관 건립을 위한 서명 운동이 시작됐고 마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했다고 해요. 그러다 2012년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사업에 선정된 후, 사업이 추진돼 2015년 11월에 개관했습니다.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고자 하는 주민들의 오랜 꿈과 노력의 결과로 지어진 도서관인 것이죠.
동네의 기억을 담은 공간
도서관 내부로 들어서면 벽면이 매우 특이한데요. 오래된 적벽돌과 시멘트 벽돌이 거칠게 이어져 있습니다. 도서관 안을 돌아다니면 새로 지어진 건물과 기존에 남아있던 건물이 대조를 이루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구산동도서관마을은 건립 당시 부지에 있던 건물을 모두 허물지 않고 기존 주택들을 리모델링해서 지었다고 해요. 기존에 있던 골목길과 건물의 구조들을 최대한 보존해 그대로 하나의 거대한 도서관 ‘마을’을 만든 셈인데요. ‘구산동도서관’이 아닌 구산동도서관’마을’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골목길을 거닐 듯 걷다 보면
마을마당이라고 불리는 1층의 로비는 원래 골목길이었습니다. 개구쟁이 아이들이 떠들썩하게 내는 웃음소리가 들리고, 주민들이 담에 앉아 이웃과 담소를 나누는 골목길의 풍경을 상상해 봤어요. 저마다의 기억 속에 간직한 골목길의 모습이 다르듯 각자가 추억하는 골목을 떠올리며 도서관을 구경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반 층 정도 낮게 설계된 마을마당은 외부에 지나다니는 사람들 시야에 걸리지 않아 주위를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구산동도서관마을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최재원 건축자는 “책복도가 된 골목, 미디어실이 된 주차장, 토론방이 된 거실, 당시 유행했던 재료를 알려주는 기존 건물의 벽돌과 화강석들, 내부로 들어온 발코니들, 벤치가 된 기존 건물의 기초 등 마을에 남아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고 합니다.
과거 마을에 남아있는 이야기를 잘 살린 곳 중 하나는 이 책복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구산동도서관마을을 이용하면 서가들이 이어진 책복도를 지나게 되는데요. 서가가 일렬로 자리하지 않고 층마다 곳곳에 있어서 혹시 책을 찾기 어려울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위치별로 안내가 잘 되어 있어서 원하는 책을 쉽게 살펴볼 수 있었어요. 이리저리 도서관을 탐방하느라 조금은 분주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길게 늘어선 복도를 느긋하게 걸어봤습니다.
복도를 따라 걷다 보면 책을 읽을 만한 곳에 1인용 의자와 책상이 배치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여느 도서관처럼 커다란 공용 책상이 많지는 않지만, 이곳에서는 비밀처럼 숨겨진 자리를 하나씩 발견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입니다. 주변을 구경하며 걷다 보면 복도 끝에 다다르게 되는데요. 복도 끝 계단 벽에는 도서관 주요 공간들의 과거와 현재가 비교 전시되어 있었어요. 계단을 한 층 한 층 오르며 지금 머무는 도서관의 역사를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기존 주택에 있던 55개의 크고 작은 방이 동아리 활동실, 음악녹음실, 만화도서관, 토론방, 책을 읽을 수 있는 열람실 등으로 활용되고 있으니 한 번씩 둘러보시길 추천해요.
나를 나로 만드는 시간
도서관에 방문하면 사서 추천 책 코너나 진행 중인 전시를 챙겨 보는 편인데요. 평소에 궁금했던 주제라면 더없이 반갑습니다. 사서분들께서 고심해서 주제를 정하고, 공들여 책을 선별했을 모습도 상상되고요. 구산동도서관마을에서도 부문별로 다양한 전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세계 도서관 여행’이라는 주제로 외국의 특색 있는 도서관을 소개한 전시가 유독 흥미로웠는데요. 도서관의 기본적인 기능을 잃지 않으면서도 일반 도서관과 구분되는 도서관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자주 다니시는 도서관과 비교해 보고, 내가 꿈꾸는 도서관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며 전시를 관람해도 괜찮을 듯합니다.
1층 도서관 출입문 옆에서는 ‘時, 짧지만 무거운 울림’이라는 주제로 일곱 권의 시집이 추천 목록에 올라와 있습니다. 그중에서 이병률 작가의 <바다는 잘 있습니다>를 읽었어요. 이미 몇 차례 읽은 시집이지만,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어도 개인의 시기와 상황에 따라 마음에 자리 잡는 문장은 조금씩 다른 법이니까요. 전시 주제에 맞게 잔잔한 울림을 주는 시 몇 구절을 소개합니다.
무언가를 잃었다면
주머니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계산하는 밤은 고역이에요
인생의 심줄은 몇몇의 추운 새벽으로 단단해집니다
넘어야겠다는 마음은 있습니까
저절로 익어 떨어뜨려야겠다는 질문이 하나쯤은 있습니까
- 「청춘의 기습」 중
아무도 읽어주지 않거나
어딘가에서 분실되고 말지도 모를 편지를 쓰는
그 새벽에 새들이 울면
두 눈 가득 침이 고이던 시절
감히 만나자는 말을 적어놓고 풀칠을 했습니다
많이 미워한다는 말을 읽었을 때는 말을 잃었습니다
- 「새벽의 단편」 중
제일로
가장 무엇 하나만을 남겨 가질 것인가
제일로
사랑하는 사람을 보낸 후라면 말이다
누구는 그 사람의 다정함이라 하고
누구는 목소리일 것이라 하지만
미련스러이 나는 그것이 꼭 하나여야만 하느냐고 묻는다
나에게 그것은 당신 손바닥일 수 있으며
손바닥으로 내 얼굴을 가려 만들어주던 그늘일 수도 있으며
그 그늘 아래로 무참히 찾아온 졸음의 입자일 수도 있겠지만
- 「무엇을 제일로」 중
평소 좋아하고 즐겨 보던 장르나 분야의 책을 다독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이렇게 도서관에서 직접 선정한 책들을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요? 평소에 관심 없던 영역에 마음이 끌릴 수도 있고, 처음 알게 된 작가에 눈을 뜰 수도 있으니까요. 이번 기회에 새로운 취향을 만들지도 모릅니다. 구산동도서관마을에서는 이외에도 어린이 부문, 청소년 부문, 만화 부문 등 다양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으니 이목을 끄는 전시가 있다면 감상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도서관이 된 마을, 마을이 된 도서관
구산동도서관마을을 둘러보고 나오면서 도서관을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도시의 거실’이라고 표현했던 한 작가님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보호자 무릎 위에 앉아 그림책을 읽던 아이, 재잘재잘 이야기하며 미로 같은 복도를 거닐던 학생들, 각자의 책을 쌓아놓고 열중하며 읽던 사람들, ‘도서관에 대해 알고 싶은 게 있으면 뭐든 물어보라’고 하면서 친절한 미소를 보이셨던 사서분까지. 도서관은 그곳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따뜻한 기억이 쌓이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꼭 책을 읽지 않아도 도서관을 찾은 사람의 모습이나 열고 있는 전시를 찬찬히 둘러보는 것으로도 시간을 가득히 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유가 있을 때 오셔도 좋고, 여유를 찾고 싶을 때 방문하셔도 좋겠습니다.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낯선 동네의 골목을 돌아다니듯이, 책과 마을의 이야기가 켜켜이 쌓인 구산동도서관마을의 골목들을 거닐어 보시길 바랍니다.
구산동도서관마을
주소: 서울특별시 은평구 연서로13길 29-23
운영시간: 화~금 09:00~22:00, 토~일 09:00~18:00 (자료실마다 상이)
휴관일: 매주 월요일, 일요일을 제외한 법정공휴일
주차: 도서관 주자창 이용
화려하고 볼 것도 많은 대형 서점, 주인의 취향이 담긴 개성 있는 독립서점과 북카페 등 책을 다루는 다양한 공간이 많은데요, 정작 도서관은 10대 시절 공부할 때 이후로는 거의 찾아간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서점은 상품을 팔고 구매하는 상점의 느낌이 강하다면, 도서관은 인생에서 목마름을 느낄 때 찾게 되는 개울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도서관에 간다'는 그랑핸드 주변부터 시작해 서울에 있는 도서관을 한 곳씩 방문해서 살펴보는 탐방기입니다. 다섯 번째로 소개해 드릴 도서관은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구산동도서관마을’입니다.
시민이 함께 만든 도서관
구산동도서관마을은 오래된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구산역 3번 출구로 나와 10분 정도 걷다 보면 목적지에 닿을 수 있는데요. 도서관으로 가기 위해서는 근처 고등학교와 중학교, 초등학교를 차례로 지나야 해요. 학교 주변답게 분식집, 피아노 학원, 토스트 가게가 정답게 모여 있습니다. 소란스럽지 않은 동네라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한적하게 걷다 보면 어느새 도서관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 도서관의 설립 배경은 조금 특별합니다. 2006년,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 없었던 구산동에 도서관 건립을 위한 서명 운동이 시작됐고 마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했다고 해요. 그러다 2012년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사업에 선정된 후, 사업이 추진돼 2015년 11월에 개관했습니다.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고자 하는 주민들의 오랜 꿈과 노력의 결과로 지어진 도서관인 것이죠.
동네의 기억을 담은 공간
도서관 내부로 들어서면 벽면이 매우 특이한데요. 오래된 적벽돌과 시멘트 벽돌이 거칠게 이어져 있습니다. 도서관 안을 돌아다니면 새로 지어진 건물과 기존에 남아있던 건물이 대조를 이루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구산동도서관마을은 건립 당시 부지에 있던 건물을 모두 허물지 않고 기존 주택들을 리모델링해서 지었다고 해요. 기존에 있던 골목길과 건물의 구조들을 최대한 보존해 그대로 하나의 거대한 도서관 ‘마을’을 만든 셈인데요. ‘구산동도서관’이 아닌 구산동도서관’마을’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골목길을 거닐 듯 걷다 보면
마을마당이라고 불리는 1층의 로비는 원래 골목길이었습니다. 개구쟁이 아이들이 떠들썩하게 내는 웃음소리가 들리고, 주민들이 담에 앉아 이웃과 담소를 나누는 골목길의 풍경을 상상해 봤어요. 저마다의 기억 속에 간직한 골목길의 모습이 다르듯 각자가 추억하는 골목을 떠올리며 도서관을 구경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반 층 정도 낮게 설계된 마을마당은 외부에 지나다니는 사람들 시야에 걸리지 않아 주위를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구산동도서관마을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최재원 건축자는 “책복도가 된 골목, 미디어실이 된 주차장, 토론방이 된 거실, 당시 유행했던 재료를 알려주는 기존 건물의 벽돌과 화강석들, 내부로 들어온 발코니들, 벤치가 된 기존 건물의 기초 등 마을에 남아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고 합니다.
과거 마을에 남아있는 이야기를 잘 살린 곳 중 하나는 이 책복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구산동도서관마을을 이용하면 서가들이 이어진 책복도를 지나게 되는데요. 서가가 일렬로 자리하지 않고 층마다 곳곳에 있어서 혹시 책을 찾기 어려울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위치별로 안내가 잘 되어 있어서 원하는 책을 쉽게 살펴볼 수 있었어요. 이리저리 도서관을 탐방하느라 조금은 분주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길게 늘어선 복도를 느긋하게 걸어봤습니다.
복도를 따라 걷다 보면 책을 읽을 만한 곳에 1인용 의자와 책상이 배치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여느 도서관처럼 커다란 공용 책상이 많지는 않지만, 이곳에서는 비밀처럼 숨겨진 자리를 하나씩 발견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입니다. 주변을 구경하며 걷다 보면 복도 끝에 다다르게 되는데요. 복도 끝 계단 벽에는 도서관 주요 공간들의 과거와 현재가 비교 전시되어 있었어요. 계단을 한 층 한 층 오르며 지금 머무는 도서관의 역사를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기존 주택에 있던 55개의 크고 작은 방이 동아리 활동실, 음악녹음실, 만화도서관, 토론방, 책을 읽을 수 있는 열람실 등으로 활용되고 있으니 한 번씩 둘러보시길 추천해요.
나를 나로 만드는 시간
도서관에 방문하면 사서 추천 책 코너나 진행 중인 전시를 챙겨 보는 편인데요. 평소에 궁금했던 주제라면 더없이 반갑습니다. 사서분들께서 고심해서 주제를 정하고, 공들여 책을 선별했을 모습도 상상되고요. 구산동도서관마을에서도 부문별로 다양한 전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세계 도서관 여행’이라는 주제로 외국의 특색 있는 도서관을 소개한 전시가 유독 흥미로웠는데요. 도서관의 기본적인 기능을 잃지 않으면서도 일반 도서관과 구분되는 도서관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자주 다니시는 도서관과 비교해 보고, 내가 꿈꾸는 도서관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며 전시를 관람해도 괜찮을 듯합니다.
1층 도서관 출입문 옆에서는 ‘時, 짧지만 무거운 울림’이라는 주제로 일곱 권의 시집이 추천 목록에 올라와 있습니다. 그중에서 이병률 작가의 <바다는 잘 있습니다>를 읽었어요. 이미 몇 차례 읽은 시집이지만,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어도 개인의 시기와 상황에 따라 마음에 자리 잡는 문장은 조금씩 다른 법이니까요. 전시 주제에 맞게 잔잔한 울림을 주는 시 몇 구절을 소개합니다.
무언가를 잃었다면
주머니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계산하는 밤은 고역이에요
인생의 심줄은 몇몇의 추운 새벽으로 단단해집니다
넘어야겠다는 마음은 있습니까
저절로 익어 떨어뜨려야겠다는 질문이 하나쯤은 있습니까
- 「청춘의 기습」 중
아무도 읽어주지 않거나
어딘가에서 분실되고 말지도 모를 편지를 쓰는
그 새벽에 새들이 울면
두 눈 가득 침이 고이던 시절
감히 만나자는 말을 적어놓고 풀칠을 했습니다
많이 미워한다는 말을 읽었을 때는 말을 잃었습니다
- 「새벽의 단편」 중
제일로
가장 무엇 하나만을 남겨 가질 것인가
제일로
사랑하는 사람을 보낸 후라면 말이다
누구는 그 사람의 다정함이라 하고
누구는 목소리일 것이라 하지만
미련스러이 나는 그것이 꼭 하나여야만 하느냐고 묻는다
나에게 그것은 당신 손바닥일 수 있으며
손바닥으로 내 얼굴을 가려 만들어주던 그늘일 수도 있으며
그 그늘 아래로 무참히 찾아온 졸음의 입자일 수도 있겠지만
- 「무엇을 제일로」 중
평소 좋아하고 즐겨 보던 장르나 분야의 책을 다독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이렇게 도서관에서 직접 선정한 책들을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요? 평소에 관심 없던 영역에 마음이 끌릴 수도 있고, 처음 알게 된 작가에 눈을 뜰 수도 있으니까요. 이번 기회에 새로운 취향을 만들지도 모릅니다. 구산동도서관마을에서는 이외에도 어린이 부문, 청소년 부문, 만화 부문 등 다양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으니 이목을 끄는 전시가 있다면 감상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도서관이 된 마을, 마을이 된 도서관
구산동도서관마을을 둘러보고 나오면서 도서관을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도시의 거실’이라고 표현했던 한 작가님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보호자 무릎 위에 앉아 그림책을 읽던 아이, 재잘재잘 이야기하며 미로 같은 복도를 거닐던 학생들, 각자의 책을 쌓아놓고 열중하며 읽던 사람들, ‘도서관에 대해 알고 싶은 게 있으면 뭐든 물어보라’고 하면서 친절한 미소를 보이셨던 사서분까지. 도서관은 그곳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따뜻한 기억이 쌓이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꼭 책을 읽지 않아도 도서관을 찾은 사람의 모습이나 열고 있는 전시를 찬찬히 둘러보는 것으로도 시간을 가득히 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유가 있을 때 오셔도 좋고, 여유를 찾고 싶을 때 방문하셔도 좋겠습니다.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낯선 동네의 골목을 돌아다니듯이, 책과 마을의 이야기가 켜켜이 쌓인 구산동도서관마을의 골목들을 거닐어 보시길 바랍니다.
구산동도서관마을
주소: 서울특별시 은평구 연서로13길 29-23
운영시간: 화~금 09:00~22:00, 토~일 09:00~18:00 (자료실마다 상이)
휴관일: 매주 월요일, 일요일을 제외한 법정공휴일
주차: 도서관 주자창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