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걷고 볼까요, 도쿄의 미술관 | 도쿄도 정원미술관

25 Jul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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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볼까요, 도쿄의 미술관

| 도쿄도 정원미술관(東京都庭園美術館 Tokyo Metropolitan Teien Art Museum)


사람들은 대부분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미술관을 찾지만 때로는 미술관 그 자체에서도 예술로서의 미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여름, 그랑핸드는 건축과 미술,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까지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미술관을 소개합니다. 여러분의 계절을 그리는 방법에 그랑핸드의 발걸음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정원미술관은 1933년 건축되고 1983년에 개관되었습니다. 1922년 파리에서 유학했던 아사카노미야 부부의 저택이었던 이곳은, 1930년대 성행하던 프랑스의 아르데코 양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세워졌습니다. 인테리어 역시 프랑스를 대표하던 장식 미술가인 르네 랄리크(Rene Lalique)와 앙리 라팽(Henri Rapin)에게 의뢰해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정원미술관은 한국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나카메구로'와 '다이칸야마'의 인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두 곳은 지난 2월, 도쿄로 다 같이 출장을 왔을 때에도 무척 좋아했던 곳이에요. 다들 연신 "이런 곳에 그랑핸드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읽지도 못하는 임대문의 전단을 괜히 핸드폰으로 찍던 기억이 납니다. 정원미술관은 메구로 역에서 약 7분 거리에 있어 앞서 말씀드린 두 곳과 함께 방문 계획을 세워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역에서 나와 드높은 빌딩과 바삐 이동하는 자동차 사이를 지나치면 조용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푸르른 나무숲이 보입니다. 매일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자연이지만, 미술관을 감싸고 있는 숲은 부지런히 움직이는 주변과 대비되는 첫인상에서부터 무언가 특별함이 느껴졌습니다.



현재 도쿄의 최고 기온은 평균 35도를 넘나들고, 우리와 장마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올여름은 유독 비가 귀해졌습니다. 실외에 잠시 있어도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무더운 날씨지만 매표소를 지나자, 거대한 나무들이 보이고 그들이 만들어 낸 그늘은 따가운 햇빛에 지친 입장객을 반겨주었습니다. 그렇게 나무 아래서 잠시 햇빛을 피하다 보면 눈앞에 보얀 2층 건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바로 정원미술관의 본관입니다.





본관의 내부로 들어가니 동양적인 분위기보다는 유럽 왕실에 들어선 것과 같은 느낌을 가장 먼저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당시 프랑스의 최신 건축 양식인 아르데코 양식으로 꾸며졌기 때문인데요. 



입장과 동시에 보이는 실내 장식부터 가구와 조명까지, 이미 전시는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 속 아르데코 양식이 담긴 화려한 개츠비의 집에 동양의 ‘여백의 미’를 한 스푼 더한 느낌이랄까요. 작품을 강조하는 하얀 벽지와 간결함이 특징인 주변의 갤러리와 다르게 이곳의 실내 장식은 화려하지만 동시에 전시의 집중도를 떨어뜨리지 않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현재 정원미술관에서는 9월 3일까지 <Finnish Glass Art> 핀란드 유리 공예 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핀란드의 디자인은 간결성과 모던함, 기능성을 특징으로 최근 일본에서 사랑받는 디자인 중 하나입니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리 공예가 대두된 1930년대부터 가장 성행하던 1950년대, 그리고 현재까지. 전시에서는 총 8명의 핀란드 디자이너와 그들의 작품 140여 점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차갑고 단단한 유리의 물성이 꼭 얼음과 닮아 전시를 보는 내내 조금이라도 시원해지는 느낌을 전해주더군요.




공간과 전시를 둘러보다가 문득 두 발이 멈춰 선 작품의 작가가 있는데요. 핀란드의 금속 예술가 군넬 니만(Gunnel Nyman)입니다. 미니멀한 라인과 소재감이 특징인 그의 작품은 그 자체로도 좋지만, 작가의 이야기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창작할 때 중요한 건 먼저 소재를 잘 알고 그 특징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 그리고 그 소재만이 성립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랑핸드가 향 다음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또한 향을 담는 제품의 패키지이지 않을까 싶어요. 특히 저희가 자주 사용하는 소재인 패브릭 또한 관리가 어려워 라벨로는 대부분 기피하는 소재이나 오히려 사용할수록 손 때가 타거나 해지고 닳는 패브릭만의 물성을 의도적으로 살리고자 했고, 그러한 특징 때문에 많은 분들이 그랑핸드의 제품을 좋아해주시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군넬 니만의 말처럼 전시된 작품들 또한 마치 저마다 가장 어울리는 옷을 입은 듯해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정원미술관이 아름다운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건물을 둘러싼 녹지 공간입니다. 공간과 작품 사이의 넓은 창문과 본관과 신관을 연결하는 통로, 신관에 자리하는 기념품 숍 옆의 통창까지. 유리 너머로 보이는 생생한 식물의 모습은 동일한 계절, 시간대를 살아감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초록은 짙은 빛깔을, 저곳에서 담을 수 있는 초록은 연둣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아직 정원을 채 걸어보지도 않았지만 마치 작품처럼 펼쳐진 녹음을 마주하니 어느 계절보다 지금, 이 여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품 한 점 자연 한 점, 사이사이에 균형감을 더하니 공간을 즐기는 시야와 자세에도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본관에서 시작해 신관으로 이어지는 전시를 모두 관람했다면, 앞서 입장한 건물 옆에 위치한 정원으로 향할 차례입니다.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먼저 넓은 잔디가 펼쳐진 서양 정원이 반겨줍니다. 실내를 구석구석 살펴본 우리에게 편히 쉬어가라는 듯, 무언의 초대를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거절할 수 없는 그 초대에 길을 따라 주욱 걸으면 툭 하고 편하게 앉을 수 있는 벤치도, 가볍게 간식을 먹을 수 있는 테이블도 비치되어 있어 걷다가도 언제든 멈출 구석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정원의 산책 코스 옆에는 ‘카페 테이엔(Cafe Teien)’이 함께 자리하고 있어 한숨 돌리기에도 좋은 코스였습니다.




조금 더 깊숙이 가보자, 전통 다실이 있는 일본 정원이 등장했습니다. 



개방감 있는 서양 정원과 반대로 프라이빗한 이곳은 숲속을 누비듯이 걸을 수 있다는 점이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나무 울타리와 연못은 공간의 고즈넉함을 배가시켜 주어 산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도시 여행을 하면서 접하기 어려운 깊이감 있는 자연 공간이 주는 매력 때문인지 서양식 정원보다 더 마음에 들어 오랜 시간 머물렀습니다.



도쿄 정원 미술관 내부에서는 멋진 작품을, 그리고 밖에서는 잘 꾸며진 정원의 풍경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전시와 자연은 분명 다른 영역이지만 인간이 만든 예술품 또한 우리가 자연에게서 얻은 물질과 영감으로 창조해 낸 새로운 아름다움이라는 면에서 공통됨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전시부터 산책까지, 약 세 시간 가까이 머물다 분주한 도심으로 발을 내딛자 마치 꿈에서 깬 것 같더라고요. 


이토록 평온한 여유를 선물 받은 기분은 참 오랜만에 느낀 것 같습니다. 무척 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원미술관에서의 시간은 무더움을 잊게 할 만큼 예술과 자연을 충만하게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다음에 또 방문한다면, 그때도 여름이길 바라는 마음이 들 정도로요. ‘정원’ 혹은 ‘미술관’이라는 특정 카테고리로 정의하기엔 부족할 만큼 많은 게 담겨있어, 이름에 담긴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더해야 비로소 완성되는 공간이었습니다. 또 한 편으로는 그랑핸드도 이런 공간에 스토어가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싶었습니다. 항상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자연 속, 덩그러니 그랑핸드 매장이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그러한 상상을 현실에서 살짝 엿 본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이 곳 도쿄 정원 미술관은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하기 때문에 그 의미가 크게 다가옵니다. 서울에는 더이상 이런 곳을 찾기도, 만들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니까요. 언젠가는 그랑핸드도 이런 멋진 공간을 만들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여행의 찰나에 현대 미술과 건축물, 그리고 계절의 장면들까지. 예술과 자연의 케미스트리를 포착할 수 있는 도쿄의 정원미술관에서 여름을 만끽해 보세요. 


도쿄도 정원미술관 (東京都庭園美術館 Tokyo Metropolitan Teien Art Museum)

〒108-0071 東京都港区白金台5丁目21−9

5 Chome-21-9 Shirokanedai, Minato City, Tokyo 108-0071 (도쿄 메구로 역에서 도보 약 7분 거리)

운영시간 | 10:00 ~ 18:00 (월요일 휴관)


Sometimes you win, 

Sometimes you learn.

Though you can not seize nor hold the smell, it has a decisive effect on the matter of our memory and emotion and believes on its vitally of influences on our decision among our lives. GRANHAND gives faith towards the value of the fragrance and consistently pursues to make the scent part of our regular living. Although it may be slow nor has perfection, the variety of contents that our brand is offering will build the unique value of the experience that no other brand will possess. GRANHAND will not be a product where it vanishes with ease nor be neglected. It will continuously illuminate with a distinct presence and yield to warm people’s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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