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일하고 있나요?>는 ‘일하는 사람들'로서의 팀 그랑핸드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두번째 인터뷰이는 이제 갓 입사 1년을 채운 팀원분의 이야기입니다. 절반 이상이 중도 포기를 하거나 탈락하는 그랑핸드만의 혹독한 인턴 기간과 평가를 거치고, 병아리 같은 신입사원을 거쳐 어느덧 매니저 진급 평가를 앞둔 시점에서 지난 1년을 돌아보았습니다.
Q1. 어쩌다 그랑핸드에 지원하게 되셨나요?
A. 입사 전 저는 미국에서 향수 브랜드 런칭의 꿈을 키우며 유학 생활을 하다가 코로나로 인해 졸업 후 귀국하여 향수 공방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이직을 준비하던 중, 함께 근무하던 매니저께서 저에게 그랑핸드라는 브랜드와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추천해주셨던 것이 그랑핸드와의 인연의 첫 시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성장 중인 브랜드라 배울 것이 많겠다 생각했고, 또 단순히 연봉도 기존 직장보다 높아서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랑핸드의 사전 인터뷰 질문을 받았을 때 질문 하나 하나에서 그랑핸드가 겪었을 수많은 시행착오와 고민의 흔적들이 느껴져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그랑핸드 안에 있는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궁금해졌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 때의 저를 돌이켜 보면 그랑핸드 입사 대신 무작정 브랜드를 시작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Q2. 정직원이 되신지 1년이 되었는데, 인턴부터 정직원 전환까지의 과정을 돌이켜 본다면?
A. 그랑핸드에서의 1년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아요. 겨울에 입사했는데 눈 떠 보니 서촌점 2층이 확장되었고, 정신차리고 보니 5호점인 남산점이 오픈했어요. 저는 인턴기간 첫째 주에는 서촌점에서 근무 했었는데요, 퇴근길에 앙상했던 매장 앞 감나무를 보며 ‘저 나무에 잎이 무성해질때까지 살아남겠다’는 의지로 임했습니다.
정직원 전환 과제로 제출할 독후감을 쓰기 위해 출퇴근 시간에는 지하철에서 핸드폰이 아닌 책을 보고, 쉬는 날에는 시장조사와 면접 준비를 하며 바쁘게 지냈습니다. 심지어 그 때는 팀 회의나 모임도 잦았어요. 전직장에서는 퇴근하면 스위치를 내리듯 일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었는데, 그랑핸드에서는 퇴근 후에 멍 때리면 바로 놓치거나 실수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생각하는 훈련의 중요성을 느꼈었습니다.
처음에는 함께 동고동락한 다른 동료 인턴이나 직원분들이 퇴사할 때 마다 아쉬웠어요. 그러나 확실히 그랑핸드의 브랜드 이미지만 보고 팬심이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입사하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었고, 그런 분들의 대부분이 인턴 기간을 끝까지 채우지 못하고 퇴사하시는 모습을 보며 그제서야 사전인터뷰에 담긴 고민의 흔적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주어진 인턴 기간을 열심히 보내긴 했지만, 정직원이 된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때는 조직으로서 그랑핸드가 무엇을 추구하는지는 제대로 이해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고 회사의 기준이 아닌 제 기준에서만 열심히 했었던 것 같아요. 아마 그런 시행착오를 통해 팀에 스며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인턴 기간이 존재하는 거겠지만요.
Q3. 1년 동안 근무하면서 어떠셨나요? 그리고 왜 아직 그랑핸드에 남아 계시나요?
A. 그랑핸드에 머무는 동안 브랜드도, 저의 상황도 끊임없이 변화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항상 무언가를 깨닿고 배우느라 스스로 멈춰있거나 고여있다고 느낄 틈이 없었던 1년이었습니다. 그리고 일에 있어서, 또 나 자신에게 있어서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느껴져 힘든 적은 있어도 지루하거나 지치진 않았던 것 같아요.
“왜 아직도 남아있냐”라는 말은 입사 초부터 유독 제가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제가 그랑핸드에 남아있는 이유는 첫 직장의 퇴사 사유의 반대입니다. 이 곳에 있으면 제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지, 또 그렇기에 얼마나 발전하고 성장해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이 곳을 거쳐간 사람들을 보며 대체가능한 능력과 마인드만 가지고서는 어디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현실감각이 생겼습니다. 조직 안에서 인정받는 사람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이 조직 밖에서도 잘 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나중의 목표나 계획이 무엇이든 우선 그랑핸드 내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팀원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4. 이제는 어느정도 신입의 위치에서 벗어나 조금씩 중간관리자 역할도 하고 계신데 어떠세요?
A. 작년 봄, 처음으로 제가 맡은 파트타이머의 평가 테스트를 진행하고 불합격 통보를 해야했을 때, ‘내가 다른 사람 인생에 영향을 줄 자격이 되나?’, ‘내 판단이 객관적이지 않았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으로 감정적으로 받아들인 적이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음에도, 단지 불합격을 통보하는 제 마음이 불편해서 저를 믿고 평가 테스트를 맡긴 팀의 기준에 의구심을 품기도 했었습니다. 결국 팀도, 그 파트타이머를 위한 것도 아닌 저만 생각했던 이기적인 마음을 눈치 챈 매니저님들께 호되게 피드백을 들었고 그 때 처음으로 조직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를 기점으로 연차가 쌓이고 후임들이 많아질수록 그 동안 윗사람들이 저희를 교육하고 피드백 할 때 어떤 마음이셨을지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어요. 이전에는 제가 누군가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할 때에도 나 자신이 착하고 좋은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이 중요했었는데, 지금은 제 이미지가 아닌 피드백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과 이후 개선 과정을 디테일하게 점검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피드백이라는 것이 듣는 사람 입장에선 기분은 나쁠지언정 그냥 듣고있으면 끝나지만, 하는 사람 입장에선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 감정과 체력이 소모되는 일인지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더이상 막내가 아니라 누군가를 이끌어주는 입장이 된 이상 모든 행동과 언행과 마음가짐이 모범이 되어야 하고, 특히 아랫사람에겐 엄격하면서 나에겐 관대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항상 올챙이 적 시절을 떠올리려고 합니다.
Q5. 그랑핸드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스스로 어떤 부분이 가장 많이 변했다고 느끼나요?
A. 가장 큰 변화는 ‘긍정에 대한 관점’입니다. 예전에는 어려움을 겪을 때 ‘다 잘될거야’라는 마인드로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긍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어려움을 오히려 제대로 마주하고 이 어려움의 정체가 무엇인지, 극복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곱씹어보며 실패로부터 배우고 결국 이겨내는 공격적인 삶의 태도가 ‘긍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Sometimes you win, Sometimes you learn.> 그랑핸드의 슬로건이자 제가 정말 좋아하는 문장입니다.
두번째는 ‘솔직함에 대한 관점’입니다. 팀원과의 소통과 팀워크가 중요한 업무 특성상, 솔직하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멋 없고 매력 없는지 이제는 알 것 같아요. 예전의 저였더라면 말하기 껄끄럽고, 분위기가 이상해질 것 같고, 괜히 오해를 살 것 같고, 귀찮아서 얼버무렸을 이야기들도 최대한 솔직하게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솔직하지 못한 표현은 상대방의 말투나 표정에서부터 묘한 불편함으로 드러나는데, 그런 상대방의 모습을 보며 ‘그 동안 내가 저렇게 보였겠구나,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을 다들 느꼈겠구나’라는 생각에 가끔 자려고 누웠을 때 이불을 걷어차며 더 꾸밈없는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다짐합니다.
마지막으로 MBTI에서 F성향에서 T성향으로 변했다고 느껴요. 어떤 현상을 바라볼 때 예전과 다르게 ‘왜?’부터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아진 것 같아요. 단순한 예로 우디향을 좋아하시는 고객님을 만났을 때 예전 같았으면 단순히 ‘나도 좋아하는데!!’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왜 옛날보다 사람들이 우디한 향을 좋아하지?, 어디서부터 시작된거지?, 나는 왜 좋아했더라?’라는 식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Q6. 앞으로의 계획과 ‘일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
A. 막 성인이 됐을 때, 아버지께서 나이 만큼 시간의 속도도 빨라진다고 말씀하셨는데 요즘 점점 그 말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학생일 때는 지금의 제 나이 즈음엔 무언가 대단한 걸 이룬 사람이 되어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두다 보니 어쩌다 지금 나이가 된 것 같아 어린 시절의 저에게 미안한 마음이에요. 그랑핸드 입사 후 1년 동안 어찌보면 의욕만 높았을 뿐 제 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부족해 항상 말만 앞서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앞으로는 이 언행을 일치하는 것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팀원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계획입니다. 저도 알지 못했던 부족한 부분들을 회피하지 않고 극복해내어, 올해를 마무리 할 때 쯤엔 작년 보다는 더 성숙하고 멋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일 보다는 소소한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도 많지만 저는 한 번 사는 인생, 가능한한 더 멋진 삶을 목표로 합니다. 그리고 그런 삶을 목표로 한 이상 거기엔 지름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직 스스로 고민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지 않을 선택을 하고, 끝까지 노력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저와 비슷한 목표를 가진 모든 ‘일하는 사람들’을 응원합니다!
<모두 일하고 있나요?>는 ‘일하는 사람들'로서의 팀 그랑핸드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두번째 인터뷰이는 이제 갓 입사 1년을 채운 팀원분의 이야기입니다. 절반 이상이 중도 포기를 하거나 탈락하는 그랑핸드만의 혹독한 인턴 기간과 평가를 거치고, 병아리 같은 신입사원을 거쳐 어느덧 매니저 진급 평가를 앞둔 시점에서 지난 1년을 돌아보았습니다.
Q1. 어쩌다 그랑핸드에 지원하게 되셨나요?
A. 입사 전 저는 미국에서 향수 브랜드 런칭의 꿈을 키우며 유학 생활을 하다가 코로나로 인해 졸업 후 귀국하여 향수 공방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이직을 준비하던 중, 함께 근무하던 매니저께서 저에게 그랑핸드라는 브랜드와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추천해주셨던 것이 그랑핸드와의 인연의 첫 시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성장 중인 브랜드라 배울 것이 많겠다 생각했고, 또 단순히 연봉도 기존 직장보다 높아서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랑핸드의 사전 인터뷰 질문을 받았을 때 질문 하나 하나에서 그랑핸드가 겪었을 수많은 시행착오와 고민의 흔적들이 느껴져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그랑핸드 안에 있는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궁금해졌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 때의 저를 돌이켜 보면 그랑핸드 입사 대신 무작정 브랜드를 시작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Q2. 정직원이 되신지 1년이 되었는데, 인턴부터 정직원 전환까지의 과정을 돌이켜 본다면?
A. 그랑핸드에서의 1년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아요. 겨울에 입사했는데 눈 떠 보니 서촌점 2층이 확장되었고, 정신차리고 보니 5호점인 남산점이 오픈했어요. 저는 인턴기간 첫째 주에는 서촌점에서 근무 했었는데요, 퇴근길에 앙상했던 매장 앞 감나무를 보며 ‘저 나무에 잎이 무성해질때까지 살아남겠다’는 의지로 임했습니다.
정직원 전환 과제로 제출할 독후감을 쓰기 위해 출퇴근 시간에는 지하철에서 핸드폰이 아닌 책을 보고, 쉬는 날에는 시장조사와 면접 준비를 하며 바쁘게 지냈습니다. 심지어 그 때는 팀 회의나 모임도 잦았어요. 전직장에서는 퇴근하면 스위치를 내리듯 일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었는데, 그랑핸드에서는 퇴근 후에 멍 때리면 바로 놓치거나 실수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생각하는 훈련의 중요성을 느꼈었습니다.
처음에는 함께 동고동락한 다른 동료 인턴이나 직원분들이 퇴사할 때 마다 아쉬웠어요. 그러나 확실히 그랑핸드의 브랜드 이미지만 보고 팬심이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입사하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었고, 그런 분들의 대부분이 인턴 기간을 끝까지 채우지 못하고 퇴사하시는 모습을 보며 그제서야 사전인터뷰에 담긴 고민의 흔적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주어진 인턴 기간을 열심히 보내긴 했지만, 정직원이 된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때는 조직으로서 그랑핸드가 무엇을 추구하는지는 제대로 이해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고 회사의 기준이 아닌 제 기준에서만 열심히 했었던 것 같아요. 아마 그런 시행착오를 통해 팀에 스며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인턴 기간이 존재하는 거겠지만요.
Q3. 1년 동안 근무하면서 어떠셨나요? 그리고 왜 아직 그랑핸드에 남아 계시나요?
A. 그랑핸드에 머무는 동안 브랜드도, 저의 상황도 끊임없이 변화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항상 무언가를 깨닿고 배우느라 스스로 멈춰있거나 고여있다고 느낄 틈이 없었던 1년이었습니다. 그리고 일에 있어서, 또 나 자신에게 있어서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느껴져 힘든 적은 있어도 지루하거나 지치진 않았던 것 같아요.
“왜 아직도 남아있냐”라는 말은 입사 초부터 유독 제가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제가 그랑핸드에 남아있는 이유는 첫 직장의 퇴사 사유의 반대입니다. 이 곳에 있으면 제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지, 또 그렇기에 얼마나 발전하고 성장해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이 곳을 거쳐간 사람들을 보며 대체가능한 능력과 마인드만 가지고서는 어디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현실감각이 생겼습니다. 조직 안에서 인정받는 사람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이 조직 밖에서도 잘 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나중의 목표나 계획이 무엇이든 우선 그랑핸드 내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팀원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4. 이제는 어느정도 신입의 위치에서 벗어나 조금씩 중간관리자 역할도 하고 계신데 어떠세요?
A. 작년 봄, 처음으로 제가 맡은 파트타이머의 평가 테스트를 진행하고 불합격 통보를 해야했을 때, ‘내가 다른 사람 인생에 영향을 줄 자격이 되나?’, ‘내 판단이 객관적이지 않았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으로 감정적으로 받아들인 적이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음에도, 단지 불합격을 통보하는 제 마음이 불편해서 저를 믿고 평가 테스트를 맡긴 팀의 기준에 의구심을 품기도 했었습니다. 결국 팀도, 그 파트타이머를 위한 것도 아닌 저만 생각했던 이기적인 마음을 눈치 챈 매니저님들께 호되게 피드백을 들었고 그 때 처음으로 조직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를 기점으로 연차가 쌓이고 후임들이 많아질수록 그 동안 윗사람들이 저희를 교육하고 피드백 할 때 어떤 마음이셨을지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어요. 이전에는 제가 누군가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할 때에도 나 자신이 착하고 좋은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이 중요했었는데, 지금은 제 이미지가 아닌 피드백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과 이후 개선 과정을 디테일하게 점검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피드백이라는 것이 듣는 사람 입장에선 기분은 나쁠지언정 그냥 듣고있으면 끝나지만, 하는 사람 입장에선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 감정과 체력이 소모되는 일인지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더이상 막내가 아니라 누군가를 이끌어주는 입장이 된 이상 모든 행동과 언행과 마음가짐이 모범이 되어야 하고, 특히 아랫사람에겐 엄격하면서 나에겐 관대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항상 올챙이 적 시절을 떠올리려고 합니다.
Q5. 그랑핸드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스스로 어떤 부분이 가장 많이 변했다고 느끼나요?
A. 가장 큰 변화는 ‘긍정에 대한 관점’입니다. 예전에는 어려움을 겪을 때 ‘다 잘될거야’라는 마인드로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긍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어려움을 오히려 제대로 마주하고 이 어려움의 정체가 무엇인지, 극복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곱씹어보며 실패로부터 배우고 결국 이겨내는 공격적인 삶의 태도가 ‘긍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Sometimes you win, Sometimes you learn.> 그랑핸드의 슬로건이자 제가 정말 좋아하는 문장입니다.
두번째는 ‘솔직함에 대한 관점’입니다. 팀원과의 소통과 팀워크가 중요한 업무 특성상, 솔직하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멋 없고 매력 없는지 이제는 알 것 같아요. 예전의 저였더라면 말하기 껄끄럽고, 분위기가 이상해질 것 같고, 괜히 오해를 살 것 같고, 귀찮아서 얼버무렸을 이야기들도 최대한 솔직하게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솔직하지 못한 표현은 상대방의 말투나 표정에서부터 묘한 불편함으로 드러나는데, 그런 상대방의 모습을 보며 ‘그 동안 내가 저렇게 보였겠구나,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을 다들 느꼈겠구나’라는 생각에 가끔 자려고 누웠을 때 이불을 걷어차며 더 꾸밈없는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다짐합니다.
마지막으로 MBTI에서 F성향에서 T성향으로 변했다고 느껴요. 어떤 현상을 바라볼 때 예전과 다르게 ‘왜?’부터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아진 것 같아요. 단순한 예로 우디향을 좋아하시는 고객님을 만났을 때 예전 같았으면 단순히 ‘나도 좋아하는데!!’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왜 옛날보다 사람들이 우디한 향을 좋아하지?, 어디서부터 시작된거지?, 나는 왜 좋아했더라?’라는 식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Q6. 앞으로의 계획과 ‘일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
A. 막 성인이 됐을 때, 아버지께서 나이 만큼 시간의 속도도 빨라진다고 말씀하셨는데 요즘 점점 그 말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학생일 때는 지금의 제 나이 즈음엔 무언가 대단한 걸 이룬 사람이 되어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두다 보니 어쩌다 지금 나이가 된 것 같아 어린 시절의 저에게 미안한 마음이에요. 그랑핸드 입사 후 1년 동안 어찌보면 의욕만 높았을 뿐 제 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부족해 항상 말만 앞서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앞으로는 이 언행을 일치하는 것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팀원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계획입니다. 저도 알지 못했던 부족한 부분들을 회피하지 않고 극복해내어, 올해를 마무리 할 때 쯤엔 작년 보다는 더 성숙하고 멋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일 보다는 소소한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도 많지만 저는 한 번 사는 인생, 가능한한 더 멋진 삶을 목표로 합니다. 그리고 그런 삶을 목표로 한 이상 거기엔 지름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직 스스로 고민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지 않을 선택을 하고, 끝까지 노력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저와 비슷한 목표를 가진 모든 ‘일하는 사람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