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2022 Season's Greeting

21 Jan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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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두번째 필름사진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초반에는 지원서가 많지 않아 참여율이 저조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마감일에 가까워질수록 작품을 열람 하는데에도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지원해주신 만큼 좋은 작품들도 무척 많았습니다. 멋진 사진들을 보는 저희의 즐거움은 더 커졌는데, 당선작은 하나이다보니 다른 분들과 공유할 수 없고 이대로 다시 지원자분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진으로서 남겨지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사진과 함께 보내주신 글을 읽는 것도 무척 재밌었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홈페이지나 인스타그램에 소개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더 가치있는 방법을 모색하다 사진들을 모아 엽서북으로 만들어 그랑핸드의 내년(2022년) 시즌 그리팅으로서 배포한다면 많은 분들께 특별한 방법으로 보여드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엽서북에 실을 작품들을 고른 뒤 지원자분들께 연락해 작품 사용에 동의를 구하고,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기존의 작업과는 또 다른 기분이 들었어요. 항상 그랑핸드의 모든 작업물을은 모두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만들어왔는데,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사진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건 그랑핸드에게 있어 처음이었거든요. 심지어 저희가 서로 일면식도 없이, 브랜드와 고객을 떠나 오직 사진 하나로 연결된 관계라는 것이 저희를 흥분케 했습니다. 무조건 예쁘게 제작해서 많은 분들이 소장하고 싶도록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직원분들조차 시즌 그리팅을 신청하고 싶어 대기중입니다.😎


23장의 사진 작품들을 각각 엽서로 제작해, 뜯어서 사용할 수 있는 엽서북을 완성했습니다. 2022년 시즌 그리팅을 신청해서 받으신 분들이 또 다시 주변 분들에게 마음을 담아 엽서를 전하고, 그렇게 지원자 분들의 사진들이 더 멀리 퍼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엽서북에는 지원자분들의 이름만 들어가기 때문에 사진에 실린 이야기는 담겨있지 않습니다. 아래 몇몇 작품들을 소개해드려요. 



윤선영 - 비

비 오는 날엔 필름카메라를 들고 나가지 않지만 왠지 모르게 사진을 찍고 싶었던 날 입니다. 비가 오는걸 좋아하지 않아 비를 피하기 위해 건물 안으로 잠시 들어갔고, 문득 빗소리와 비 냄새가 좋다고 느껴져 사진을 찍었습니다. 비 오는 날엔 항상 집에만 있어서 몰랐던 분위기와 냄새를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정한별 - 새벽은 강렬하다

30대를 바라보는 나이까지 일출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습니다. 강원도에 있는 열흘 간, 맑았던 날은 단 이틀. 떠오르는 해를 보고 싶어 새벽에 눈을 떴습니다. 그 때 처음으로 강렬한 새벽을 경험했습니다. 어둡고 추운, 어딘가 모르게 눅눅한 느낌의 새벽이 아니었어요. 처음 경험한 강렬한 새벽, 눈부신 새벽을 담았습니다.





조아름 - 달이 없는 밤

여행지의 밤, 비가 오는 날에 걷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먼저 건널목을 건너간 친구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무심히 앞서 걷다가도 제가 뒤쳐진 걸 언제 알았는지 건너편에서 가만 서, 제게 시선을 떼지 않고 기다리는 모습을 보며 왠지 그 사람들을 사진으로 담고 싶었습니다. 이상하게도 달빛이 들지 않던 낯선 동네에서, 비에 젖은 건널목 너머엔 제가 얼른 뛰어가야하는 제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는 게 비릿한 비 냄새와 함께 기억돼요!





한지민 - 품

이 사진은 고등학생 때 일본 도쿄로 수학여행을 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낯선 곳을 돌아다니다가 지친 채로 숙소에 돌아와 금방이라도 침대에 몸을 던지고 싶었지만, 수학여행 날 밤 자는 사람이 어디 있냐는 친구들의 말에 동이 틀 때까지 놀았습니다. 한시간 쯤 눈을 붙였다가 나갈 시간이 되어 몸을 일으켰을 때 온몸에 바스락거리는 이불이 감겨있었습니다.  아침 햇살로 방 안의 공기는 미지근하게 데워져 있었고 흰 이불에서는 깨끗한 스팀 냄새가 났습니다. 조용할 새가 없던 숙소가 유일하게 고요했던 순간에 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황윤아 - 내음 

‘내음’, 코로 맡을 수 있는 나쁘지 않거나 향기로운 기운을 말합니다. 마지막인 듯 마지막이 아닌 뜨거운 여름에 갔던 부산은 도착하자마자 바다 내음이 났습니다. 집과 회사에서 맡을 수 있는 익숙한 냄새가 아닌 2시간 정도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만 맡을 수 있는 특유의 냄새는 여행을 시작하기에 앞서 설레면서도 긴장되었습니다. 바닷가에서 바다내음 다음으로 가장 많이 나는 냄새는 폭죽이 타는 냄새였습니다. 아무리 더운 여름날이어도 밤의 바닷가는 밤공기가 제법 차가웠는데, 더운 여름날에만 맡을 수 있는 특유의 낮은 온도의 공기는 여름인데도 차가운 겨울을 떠오르게 하였습니다. 폭죽에 불을 붙이면 특유의 타는 냄새가 나는 것을 시작으로, 가느다란 대통 속 연료들이 공중으로 치솟아 차례차례 파열되어 빠른 속도로 여러 모양의 불꽃이 명멸하면서 끝이 납니다. 그 모습은, 비슷한 모습일지라도 전부 다 같은 모습은 아닙니다. 펑, 하며 났던 소리는 마음 한구석에 뭉쳐있던 어떤 것을 터뜨리는 듯하였고, 한 번 터지면 다시는 볼 수 없을 폭죽의 모습, 그리고 매번 같은 불빛이지만 누구와 함께했는지, 어느 시간에 있었는지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광안리 해수욕장의 모습을 계속 기억하고 싶어 곧바로 필름카메라로 그 순간을 담았습니다. 사진을 볼 때마다 한여름 밤에 맡았던 바다내음, 그리고 타는 냄새는 그날의 향수에 젖게 하곤 합니다.





Basic Lee - 뒷모습에도 표정이 있어

나는 여행하면서 사람들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한다. 우연히 버스에서 만난 이 청년은 한참을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듯했다. 그런 그를 보면서 나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어딜 그렇게 보는 걸까,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 걸까 하고. 자리를 옮겨 앉아 그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어느새 생각에 잠긴 나를 발견한다. 살짝 열린 창문 사이로 느껴지는 바람에 흘러내린 땀을 말린다. 잊고 있었다. 여름의 향. 많은 추억들을 불러일으키는 그 여름의 냄새는 이런 것이었지.





Basic Lee - 낯선 도시에서 살아본다는 것

느지막이 시작한 포르투에서의 첫날. 늦잠 자느라 흘려보낸 시간이 아까웠다. 낯선 숙소 한편에서 나는 맛있는 냄새를 따라가보니 도착한 키친. 창문을 내려다보니 근사한 야외 테라스가 보인다. 책을 읽으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그녀를 보면서 여행의 태도에 대해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더 내 눈에 담고 싶어 가득히 채우는 것만이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 아니라고. 더욱더 비우고 천천히 오늘이 마지막이 아닌 것처럼 느긋하게 오후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될 수 있다고. 그렇게 마음을 비우곤 가까운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나를 위한 점심을 만들어 테라스로 나가 느긋한 오후를 만끽했다. 여러 음식 냄새가 가득했던 키친. 나무 그늘 사이로 뜨겁게 내리쬐던 햇볕 아래에서 멍 때리며 보내던 시간들. 내가 그리워할 순간들이란 것을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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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보고, 그 안에 담긴 생각을 읽는 것은 단순히 오프라인에서 친해지는 것과는 또 다른 방식의 ‘관계맺음’인 것 같아요. 몇 장의 사진과 몇 줄의 글 뿐이지만 그 이상으로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느끼게 되는 것. 그 즐거움이 그랑핸드가 필름사진 공모전을 여는 이유이지 않을까 합니다.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다음 세번째 공모전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Sometimes you win, 

Sometimes you learn.

Though you can not seize nor hold the smell, it has a decisive effect on the matter of our memory and emotion and believes on its vitally of influences on our decision among our lives. GRANHAND gives faith towards the value of the fragrance and consistently pursues to make the scent part of our regular living. Although it may be slow nor has perfection, the variety of contents that our brand is offering will build the unique value of the experience that no other brand will possess. GRANHAND will not be a product where it vanishes with ease nor be neglected. It will continuously illuminate with a distinct presence and yield to warm people’s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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